[단둥=박영서 특파원]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의 신의주와 마주보는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단둥 시내에서 압록강 하류를 따라 자동차로 20여분 달리자 랑터우(浪頭) 신개발구가 나타났다.
이곳에선 지난해 12월31일 단둥과 신의주를 잇는 신(新)압록강 대교 착공식이 열렸다. 이 다리는 중국측이 총사업비 17억위안(약 2924억원)을 전액부담하며 3년 뒤 완공될 예정이다. 지난 2009년 10월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방북 당시 북·중 양국이 대교 건설에 합의한 지 1년2개월 만이다.
신 압록강 대교의 위치는 바로 랑터우 신개발구내 단둥시 신청사 부지 바로 옆이다. 한 겨울인데도 고층건물들을 짓기 위한 트럭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고 곳곳에선 터닦기 공사가 한창이었다.
일부 아파트는 이미 20층 이상까지 올라갔다. 건설업체들은 랑터우에 대교가 세워져 신의주와 연결될 것이란 점을 적극 홍보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압록강으로 눈길을 돌리니 북한 영토인 황금평이 보인다. 황금평은 섬이었으나 충적토가 퇴적되면서 단둥과 이어져 있다. 국경을 가르는 이중철조망이 설치돼있고 경비도 삼엄했다. 벼를 다 베어 밑동만 남아있는 황금평 들판은 건너편 단둥과는 대조적으로 조용한 모습이었다.
황금평은 위화도와 함께 북한이 자유무역지구로 개발하기 위해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지역이다. 지난해 단둥 시 정부는 북한에 수억위안의 임대료를 주고 황금평과 위화도의 50년 임대권을 확보했다. 최근 투자안정성 차원에서 임대 기간을 100년으로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해 찾아가 본 압록강변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다. 북·중 물동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무역창구인 단둥은 그동안 지연됐던 신 압록강대교 건설이 현실화되면서 개발열기가 뜨거웠다.
작년까지만 해도 신 압록강대교 건설, 황금평과 위화도 개발 등은 예정대로 실현되기가 쉽지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올들어 상황이 달라져 북ㆍ 중 경협이 앞으로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었다.
압록강대교(중조우의교) 및 철교와 연결돼 있는 단둥세관도 새해 벽두부터 활기를 띄고있었다. 세관은 커다란 여행가방과 보따리를 든 대북 무역업자들과 북한 무역상들로 북적였다. 세관 주차장에는 신의주에서 압록강대교를 건너 입국한 트럭들이 줄지어 통관을 기다리고 있었다.
세관에서 만난 중국인 샤(夏)씨는 자신의 부인이 북한 화교 출신이라고 밝히면서 “황금평과 위화도가 오는 5월께 개성공단을 모델로 하는 임가공단지로 개발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동북3성의 돈많은 조선족 사업가들이 북한특수를 겨냥해 단둥에 부동산 투기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 귀뜸했다.
북·중 경협의 창구 단둥은 계속 팽창하고 있고 그 영향력은 도도히 흐르는 압록강을 넘어 신의주에 미치고 있었다. 무성했던 개발소문이 차츰 현실이 되면 단둥 랑터우, 북한의 황금평이 동북아의 경제지도를 바꿀 지도 모를 일이다.
압록강대교가 바로 내려다 보이는 단둥 압록강변의 중롄(中聯)호텔에서 만난 한국인 무역업자는 “신 압록강대교 건설은 바로 북한이 대외개방에 나설 뜻이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상징적인 사례다”면서 “남북관계가 악화되면 악화될수록 북한의 대중 의존도는 더욱 커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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