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혁명으로 권좌에서 물러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시위가 계속된 지난 18일 동안 자신의 재산을 추적 불가능한 해외 계좌로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서방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무바라크 일가 내에서 자산을 어떻게 지킬지에 관한 긴급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무바라크 일가의 투자자문가가 돈 일부를 옮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가 스위스에 현금이 있었다면 지금은 다른 곳으로 옮겨졌을 것”이라고 12일 보도했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30년간 장기 집권하면서 30억파운드(약 5조4000억원)에 달하는 재산을 축적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일각에는 그의 재산이 400억파운드(약 72조4000억원)에 달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는 해외은행 계좌와 금뿐 아니라 런던, 뉴욕, 파리, 베벌리힐스 등지에 부동산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바라크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우호적 관계에 있는 걸프 국가로 자산을 빼돌리려 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무바라크가 역내에 보유한 자산을 동결할지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소식통에 따르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재무장관회의에서 무바라크 자산 동결이 긴급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은 최근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퇴진을 거부하는 로랑 그바그보 코트디부아르 대통령 일가와 벤 알리 전 튀니지 대통령의 역내 자산을 동결한 바 있다.
앞서 지난 11일 스위스 당국은 스위스 은행 내 무바라크 일가의 자산을 동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무바라크는 영국에도 상당한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영국 재무부는 이집트가 공식 요청을 하면 그의 자산을 동결할 수 있지만 아직 아무런 요청이 없었다며 동결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
이집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무바라크는 스위스 은행 UBS뿐 아니라 영국 로이즈뱅킹그룹 계열인 HBOS에도 계좌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 소식통은 무바라크의 아들 가말의 사업을 통해 무바라크의 재산을 쉽게 추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가말은 한때 런던 중심가의 6층짜리 주택에 거주했고, 금융업계에서 일하다 런던에 투자자문사를 설립했으며 10년 전 회사 대표직을 사임했다.
무바라크의 두 아들은 이집트에서 사업을 하려는 이들의 자문 역할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바라크 일가의 부패와 권력남용 실태를 조사해온 이집트 야권 연합단체 ‘케파야’는 이집트에서 상점을 개설하려면 무바라크의 아들 가말이나 알라의 몫으로 20~50%를 주는 것이 관례였고, 두 아들과 함께 일한 업자는 사실상 독점 혜택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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