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아이들이 뛰어 노는 학교운동장에 깔린 ‘우레탄 트랙’에 납 등 중금속이 뒤범벅이란 지적이 계속되고 있지만 정부는 정확한 실태 파악도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환경단체와 시민단체,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전국 17개 시ㆍ도의 어린이집, 공원, 인도 등 우레탄 포장재 사용실태를 점검한 결과, 사용현황을 파악한 곳은 서울특별시, 광주광역시, 대전광역시, 충청남도 단 4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교육청 및 교육부가 파악한 전국 초ㆍ중ㆍ고교 우레탄 트랙과 인조잔디 면적, 대학 내 우레탄 사용 면적, 17개 시ㆍ도가 자체 파악한 우레탄 면적 등을 합치면 총 면적 429만1349㎡로 여의도 면적(290만㎡)의 약 1.5배가 넘는다. 더구나 해당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시ㆍ도와 교육청 자료가 합산되면 우레탄 트랙 면적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레탄 트랙은 관리ㆍ감독 주체가 일원화돼 있지 않아 체계적인 대응이나 종합적인 관리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유치원ㆍ초ㆍ중ㆍ고교 운동장과 트랙 등 관리는 교육청이 담당하고, 대학교는 교육부가 관리하고 있다. 어린이집과 공원, 인도 등은 관할 자치단체가, 체육시설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관리한다. 이처럼 관리가 분산돼 있는데다가 총괄 부처인 환경부는 여전히 종합관리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부는 2011년 1월 ‘탄성포장재의 유해물질 기준마련’은 물론 운동장 시공 이후 제품을 모니터링 하는 등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2013년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은 기준치 보다 26배가 많은 납이 발견된 운동장을 공개해 충격을 줬다. 이어 환경부는 올해 서울과 수도권 초등학교 25곳 중 절반이 넘는 13곳의 우레탄트랙에서 기준치 이상의 납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학교 운동장과 트랙의 유해성을 파악하지 못한 교육부와 교육청의 관리감독도 문제지만 5년 동안 주관부처인 환경부가 제대로유해성 파악을 하지 않고 방치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유해성 기준도 마련돼 있지 않고, 유해성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과 전수조사는 현재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우레탄 포장재는 용도가 다양해 유해성 범위가 넓어 우려가 클 수 밖에 없다”며 “학교 운동장, 공원, 인도, 체육시설을 비롯해 아동용 매트 등 생활 전반에서 사용되고 있어 반드시 안전 점검과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 의원도 “주관부처인 환경부가 사용 실태파악을 위해 일선 지자체에 공문이나 지침을 내린 바 없고, 지자체도 손 놓고 지켜보는 느낌”이라며 “자료 확보에도 한계가 있고, 분야별 부처별 실태 파악도 한심스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환경부의 종합관리대책 등 컨트롤타워 역할과 함께 각 부처의 책임있는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주민들의 불안 해소를 위해 우레탄 설치 지역 및 면적을 우선 파악하고, 유해성 검사를 실시한 후 실험 결과를 인터넷 홈페이지나 문자 등을 통해 자세히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