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건강보험과 함께 노후대비 3각 축…세제혜택 유인책으로 볼륨 키워야
고령화에 따른 노인복지 수요 증가로 건강보험, 공적연금 등 복지분야 재정지출이 급증하고 있다.
현재 국가채무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40%에 못 미쳐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인구고령화에 따른 재정수입 감소 및 지출 증가로 2020년 이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적 사회보장 확대를 위해 재정지출 확대가 불가피하나 국가채무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재정여력 부족이 머지않은 미래에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에 따르면 대표적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은 2044년 적자 전환 이후 2060년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예측된다.
건강보험은 2022년 적자 전환 이후 2025년에 누적수지가 고갈될 것으로 점쳐진다. 따라서 국가 재정에 기대서는 노후복지 안전판이 언제 흔들릴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의 대안으로 사적연금(개인연금, 퇴직연금)에 세제혜택을 늘려 개인 스스로 준비할 수 있도록 자생력을 키워 줄 것을 제안하고 있다.
미국 영국 독일 등 고령화를 일찍 맞은 선진국들처럼 우리도 국인연금 건강보험 사적연금 3층 보장으로 고령화시대 노후복지를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고령화 가속과 국가부채 눈덩이…자녀와 재정 기댈 언덕 못돼=보험연구원이 최근 20대 이상 성인 남녀 20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부모 노후는 부모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이 2008년 16.5%에서 2014년에는 23.8%까지 늘었다.
반면 ‘가족이 돌봐야 한다’는 비율은 같은 기간 48.1%에서 34.1%로 감소했다. 부모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비율은 저성장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갈수록 늘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복지재정 또한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국가 지원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2010년 조사를 보면 공적연금재정은 2009년 20조2000억원(GDP 대비 1.9%)에서 2018년 50조4000억원(GDP 대비 2.6%)까지 급격하게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이같이 재정이 늘어나도 2014년 기준 공적연금을 수령하는 고령자는 전체 고령인구 중 39.6%에 불과해 국가가 돈을 많이 쏟아부어도 노후자금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임을 알 수 있다.
▶노후 대비 자생력 키워 주려면 사적연금 확충 절실=자녀와 국가 재정이 기댈 언덕이 되지 못한다면 국민이 스스로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사적연금 가입율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아 갈 길이 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한국의 사적연금 가입률은 23.4%다.
독일(71.3%) 미국(47.1%) 영국(43.3%)과의 격차가 크다. 지난해 보험연구원이 20대 이상 성인 남녀 20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공적연금을 주요 노후 생활수단으로 꼽은 이들이 41.3%에 달했다.
한 번도 개인연금 가입 경험이 없는 비율은 47.1%나 됐다.
우리나라가 따라야 할 모델은 노후의 경제적 안정보장은 국가의 책임이라고 인식하는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보다는 개인 스스로의 책임을 상대적으로 강조하는 미국쪽이어야 지속 가능성이 클 것이다.
▶미국의 캐치업 정책 시사점 커=미국 정부는 각종 세제 혜택을 통해 사적연금을 강화하고 은퇴를 준비하는 세대를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캐치업 정책. 은퇴 직전 세대라 할 수 있는 50대 이후부터 세제혜택을 추가로 준다. 50세 이상 국민은 연간 6500달러(약 750만원) 정도 추가 공제를 받는다.
다만 만 59세 6개월 이전에 사적연금을 해지하거나 인출하면 납부해야 했던 세금에 추가로 가산세(10%)까지 부과된다.
가입기간이 최소 5년인 연금 상품을 만 59세 6개월 이후 인출할 경우 수령액 1만 달러까지는 과세하지 않는다.
미국민들은 IRA(개인퇴직계약)가 자신의 은퇴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IRA는 근로자가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든 금융 계좌를 뜻한다.
연금저축 뿐만 아니라 생명보험사의 종신보험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개념이다. 가구 기준으로 계약을 맺는데 지난해 미국 전체가구의 40.4%가 가입돼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은퇴를 앞두거나 반퇴에 놓인 세대에 대한 지원이 오히려 줄어들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013년 9조원이던 연금저축에 대한 세제혜택이 2014년엔 8조8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연금저축에 대한 세제혜택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부자 감세’ 논란으로 2억원을 초과하는 일시납부 연금 상품에 대한 비과세 혜택도 2013년 끝났다.
▶노후소득과 의료비 보장 위한 세제혜택 늘려야=보험연구원 류건식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캐치업 처럼 우리도 베이비부머((1955년~1963년생)에 대한 세제혜택을 지금보다 늘려 노후빈곤층 전락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퇴직연금 가입 사업장 근로자와 미가입 사업장 근로자 간 과세형평성을 높이는 것도 과제다.
현재 근로자 300인 이상 대기업의 퇴직연금 도입률은 84.4%인 반면 300인 미만 중소기업은 17.3%에 불과하다.
2014년 12월 세법개정으로 퇴직연금 개인적립액에 한해 세액공제 한도가 300만원 추가 확대(총 700만원)됐는데 퇴직연금 미가입 사업장 근로자들은 추가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저소득층이 사적연금을 가입할 경우 정부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급증하는 노후의료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민영 보장성보험의 세제혜택 한도 확대(100만원→200만원) 혹은 자동보험과 분리해 세액공제 한도를 적용해 보는 방안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문호진 기자/
m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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