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세월호 사고는 국민들의 재난 대처법마저 바꿔 놓았다. ‘가만히 있으라’는 세월호 선내 안내 방송 탓에 인명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나면서, 2일 오후 발생한 열차 추돌 사고에선 ‘너도나도 문을 열고 탈출’을 시도했다. 자칫 2차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2일 오후 사고를 겪었다는 한 누리꾼은 “사고 직후 나온 안내방송이라곤 ‘앞차와의 간격 때문에 잠시 정차중’이라는 것 뿐이었다”며 “순간적으로 세월호 참사가 생각나 문을 강제로 열고 탈출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트위터 등 SNS상에서도 열차 탑승객들의 목격담이 잇따르고 있다. 또 지하철 내부 곳곳에 승객들이 피를 흘린 것으로 보이는 사진이 속속 올라오는 등 아찔했던 사고 순간이 전해지고 있다

안모(26)씨는 “열차가 상왕십리역에 가까워지면서 순간적으로 평소와는 다른 진동이 느껴졌다”며 “그러더니 10초 후에 ‘쿵’하더니 앞차를 들이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충돌로 열차를 연결해 주는 통로에 있던 문의 창문이 깨질 정도였다”며 “대피하라는 안내방송은 없었지만 불안해서 강제로 문을 열고 탈출했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로 승객 170여명이 부상했다.

그러나 열차 사고 때 대규모 인원이 한꺼번에 열차에서 빠져나올 경우 2차 사고 위험도 적지 않다. 맞은 편에서 달려오는 열차 등에 치어 다칠 수 있는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두 열차가 쿵하고 부딪힌 이후 열차 내에는 모두 정전이 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2258 열차의 세 번째 칸에 탄 김모(18)군은 ”열차가 잠깐 정차하고 있던 상황에서 갑자기 뒤쪽에서 큰 충돌 소리가 나더니 서 있던 승객들이 모두 넘어졌다“며 ”잠시 뒤 열차 내부 조명이 전부 꺼지면서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열차 내에서는 따로 대피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오지 않았다“며 ”승객들끼리 벽을 더듬으며 강제로 문을 열고 탈출했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익명을 요구한 한 2258 열차 여성 승객은 ”7번째 칸에 서 있었는데 열차 문이 세차례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하더니 갑자기 뒤에서 ‘쾅’ 소리가 났다“며 ”당시 사람들로 열차 안이 가득 차 있었는데 충격으로 모두 넘어지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