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도 파월도 없었지만 자메이카 육상은 강했다.

단거리 달리기의 황제인 우사인 볼트(25ㆍ자메이카)가 100m 결승에서 실격당한 것은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이었지만, 볼트의 나라 자메이카 육상은 변함없는 저력을 보였다. 볼트에 앞서 이번 대회 볼트의 강력한 경쟁자였던 아사파 파월(29)도 일찌감치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했던 터였다.

하지만 ‘떠오르는 별’ 요한 블레이크(23)의 질주는 무서웠다. 경쟁자를 따돌리고 9초92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역대 최연소로 10초대 벽도 깨뜨렸다. 미국의 월터 딕스(10초08)와 2003년 파리 세계대회 우승자인 킴 콜린스(세인트키츠 앤드 네비스ㆍ10초09)는 블레이크의 질주에 밀려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거는데 그쳤다.

블레이크는 그동안 볼트의 그늘에 가려 ‘볼트의 연습상대’로 더 유명했지만 흙속의 진주로 통했다.

블레이크는 이번 대회 전까지 개인 최고 기록은 9초89이었지만 자메이카 단거리 대표팀에서 막내로 최근 기록이 상승세다. 블레이크는 27일 1회전에서 10초12를 기록하며 볼트(10초10)에 이어 전체 2위로 준결승에 올랐다.블레이크의 우승을 두고는 깜짝 우승이라고 하지만, 최강 자메이카의 세대교체 신호탄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은퇴한 미국의 스프린터 모리스 그린(37)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블레이크는 볼트를 두려워하지 않는 선수다”라며 이번 대회 우승자로 블레이크를 꼽았다. 블레이크도 경기 뒤 “볼트는 전설이 되고 싶다고 하는 데 모두가 전설이 되고 싶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심형준 기자/cerju@herak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