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 현대차, LG, SK 등 4대그룹에 공생발전 방안을 마련토록 권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계의 대응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공정위는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한 구체적인 지침까지 내리고 이에 대한 후속대책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해 파장이 거세다.
4대그룹은 공식적으론 “내부적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 중이며, 이후 검토 수순에 들어갈 수 있다”는 신중한 모습이다. 삼성 관계자는 “공정위 지침에 관해 아직 어떤 얘기도 들은 적 없다”면서도 “검토 수순을 밟고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도 “공정위 지침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대로 논의가 진행될 것 같다”고 했다.
다만 4대그룹 내부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공생발전 화두에 이어 공정위가 가시적 성과에 연연한 나머지 재계에 ‘보이지 않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공생발전, 특히 동반성장과 일감몰아주기 규제 등은 기업 내부에서 자율적으로 진화 내지 개선작업을 진행 중인데, 공정위가 강제하듯이 일정 틀을 요구하면서 되레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것이다.
4대그룹의 한 임원은 “대통령도 공생발전을 강조하면서 기업 자율을 강조했는데, 공정위의 지침은 한마디로 ‘강제’ 내지 ‘타율’”이라며 “정부는 기업의 자율 결과물을 기다려주는 인내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다른 관계자는 “경쟁입찰 활성화와 중소기업 배려 등은 그렇게 돼야 하는 것이고, 당연한 것”이라며 “다만 규제는 규제를 낳고, 기업 활동을 옥죌 수 있다는 점에서 명문화나 강제는 옳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10대그룹 경영기획실장(구조본부장)들은 오는 21일 청와대에서 김대기 경제수석과 간담회를 갖고 공생발전 실행방안을 점검할 예정이다. 기업들로서는 어찌 되었건 성의있는 과제물을 내야 한다는 부감을 안게 된 셈이다.10대그룹 관계자는 “기업 스스로가 만든 공생발전 후속방안을 내놓기는 내놔야 하는 분위기로 끌려가고 있다”며 “며칠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영상 기자 @yscafezz>
ys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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