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비상근무…예산안·지역구 챙기기까지 #초선인 야당의 A 의원은 요즘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 줄 모른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한나라당 강행처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비상대기령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평균 퇴근시간은 밤 10시. 그뿐만이 아니다. 낮에는 지역구 행사에 참석하고 다시 국회로 돌아오는 강행군을 연일 벌여야 한다.
당장 내년 총선에서 기를 써도 당선될까 말까 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 있는 국회의원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역구 민심이 말이 아니라는 현장보고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데, 당장 이번 달에는 예산안 심의를 해야 하고, FTA비상대기령까지 떨어졌다. 말그대로 3중고(三重苦)에 시달리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이틀째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실과 회의실을 점거하고 있다. 낮에는 외통위 소속 의원들이, 밤에는 다른 의원들이 근무조를 편성해 여당 의원의 출입을 원천봉쇄하고 있다. 민주당과 민노당 의원 6명은 매일 밤 회의실에서 숙식도 불사하면서 결사항전에 나섰다. 전혜숙ㆍ김진애ㆍ전현희 의원 등 여성의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면현안은 FTA 하나만이 아니다. 국회는 각 상임위별로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산하기관에 대한 예산안 심의에 들어갔다. 의원회관은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하려는 정부부처 인사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또 한 푼이라도 더 자신의 지역구로 예산을 끌어가기 위해 매일 머리를 싸매고 예산안 구상에 골몰해야 한다.
특히 기성정치권에 불어닥친 물갈이 여론으로 지역구를 소홀히 하다간 불행한 미래도 자명하다. 하루에도 국회와 지역을 몇 번씩 오가는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형편이다.
여당 의원들도 사정이 낫지 않다. 지도부에서 한미 FTA의 단독 처리를 결정한다면 바로 출동해야 하고 최악의 경우에는 몸싸움도 각오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최근 외통위를 젊은 의원들로 교체했다. A 의원은 “몸이 10개라도 모자라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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