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90명 합의처리 결연한 의지…의회민주주의 복원·FTA 몸싸움 저지 총력전
민주당이 마라톤 의총까지 벌였음에도 선(先)재협상 후(後)비준안 처리의 기존 당론을 고수함에 따라 한ㆍ미 FTA(자유무역협정) 국회 비준 동의안 처리는 강행처리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하지만 의회민주주의의 원칙을 되살리려는 한나라당 45명과 민주당 45명은 마지막까지 합의처리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나타냈다.
한나라당의 국회바로세우기모임 소속 의원들과 민주당의 관료출신 의원들은 여야의 극단적인 대결구도 속에서 그동안 비무장지대를 설정하고 양당 강경파를 설득해왔다. 한나라당이 그동안 여러차례 단독 강행처리를 연기한 것도 몸싸움을 할 경우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는 각오로 나선 이들의 설득 때문이었다. 민주당 협상파 역시 비록 의원총회에서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났지만 강경파에 맞서 국익과 우방인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 합의처리의 불씨를 이어가는 데 최선을 다했다.
17일 한ㆍ미 FTA의 국회 비준안 합의 처리를 주장하는 여야 협상파들은 전날 민주당의 의원총회 결과에 대해 실망감을 나타내면서도 몸싸움 강행처리를 막기 위해 총력을 펼치는 중이다.
한나라당 협상파들은 민주당의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 재협상 합의서 요구가 “억지스럽다”면서도 “몸싸움 단독처리는 안 된다”며 야당과 막판까지 협상할 의지를 나타냈다. 김성식 의원은 당내 소장파 모임인 ‘민본21’ 회의 직후 “(민주당이 대통령 제안을 거부했다고해서) 하루 이틀 만에 (강행처리를) 밀어붙이는 건 안된다”며 “최대한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제 송민순 의원 발언은 (야당 강경파들에 의해 논의가) 꽉 막히는 것을 막아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정부가) 미국 장관 서면 합의를 받아오는 게 크게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들의 고민도 깊다.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은 “어제 5시에 여야 협상파 모임 있었고 국회바로세우기 모임도 있었다. 이 자리에서 주권국가의 대통령이 약속을 했는데 (미국 장관급에) 확인해오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는 말이 나왔다”며 “특히 (새로운 제안을) 당론으로 정해오지도 않았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뜻을 야당 협상파에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꿈쩍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협상의 끈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특히 여당 협상파는 정부가 문서합의를 해와도 야당이 기존 당론을 변경할지에 대해 여전히 의심스러운 눈초리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여야 협상파는 몸싸움만은 안 된다는 원칙 아래 끝까지 강행처리를 막아보자는 뜻을 나타냈다. 당장 24일 국회 본회의에 한ㆍ미 FTA 법안이 강행처리될 가능성을 대비해 협상파가 캐스팅 보트 역할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박정민ㆍ손미정 기자/boh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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