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를 향한 99%의 분노’를 드러낸 월가점령 시위가 30일(현지 시간) 사실상 막을 내렸다.

월가 점령시위의 본거지인 뉴욕시의 시위대 해산 이후 집단노숙시위를 이끌어오던 LA와 필라델피아에서도 이날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되면서 시위대는 동력을 잃게 됐다. 지난 9월 17일 시위에 나선 지 73일 만이다.

로스앤젤레스 경찰국(LAPD)은 시위대가 진을 치고 있는 시청 앞 잔디밭에 이날 새벽 1400명의 병력을 투입해 강제 해산작전에 나섰다. 방독면 등으로 중무장한 경찰들은 시위대 수백 명의 야유와 일부 시민들의 응원 속에 철거를 진행했다.

이들은 중장비로 시위대가 기거하던 천막을 모두 철거하고 해산에 불응하는 200명을 체포했다. 일부 시위대는 격렬하게 항의했지만 큰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로스앤젤레스 시위대는 뉴욕 맨해튼의 주코티 공원에서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대가 강제 해산된 이후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농성을 이어왔다.

노동 운동가와 인권 단체 대표 등을 지낸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로스앤젤레스 시장은 시위 초반에는 시위대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시청 앞 잔디밭 점거가 길어지며 공공보건, 안전 등 문제가 발생하자 26일 새벽까지 자진 해산 명령을 내렸다.

필라델피아 경찰도 이날 새벽 시청에서 몇 블록 떨어진 지점에서 거리를 점령하고 있는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일부가 경찰의 해산 지시에 불응해 가두시위를 벌이다 50여명이 연행되기도 했지만, 로스앤젤레스와 마찬가지로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연행된 사람들은 수갑이 채워지고 줄을 선 상태에서 순순히 경찰 차량에 올랐다.

보건과 안전 문제가 제기됐던 다른 지역과 달리 필라델피아 당국은 시위대로 인해 5000만달러 규모의 리노베이션 공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지난 9월 미국 뉴욕 주코티파크에서 시작된 반(反) 월가 시위는 1%의 탐욕스러운 금융자본가들에 대응해 고통받는 99%가 벌인 시위로 출발했지만, 서민들의 부의 불평등에 대한 분노를 촉발하면서 전세계 900개 도시로 확산됐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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