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경영 앞장…이의종 케이엔디티앤아이 사장
시 100편 외기·클래식 100곡 알기 도전
조약돌 닮은 방사능계측기 디자인 눈길
영화 ‘쇼생크탈출’에서 보면 교도소에 들어간 주인공이 동료 죄수들을 위해 확성기로 LP 음반을 들려주는 장면이 나온다. 회색빛 확성기 아래서 넋을 잃고 음악을 듣는 작업장 죄수들의 모습은 영화사에 남을 명장면이다. 그럼 이때 흘러나온 곡은 무엇일까.
이의종<사진> 케이엔디티앤아이(케이엔디티ㆍKNDT&I) 사장은 책 한 권을 읽다가 이 질문을 접하고는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고 한다. 그때부터 클래식 100곡 알기에 도전했다.
사실 100개 도전은 7년 전쯤 그림에서 시작했다. 이 사장은 “평소 지나가다가 그림이 걸려 있으면 본 듯한 것이라도 어떤 작품인지 하나도 모르겠더라. 서양화 100점 도전을 시작하게 됐고, 그때부터 본 그림 관련서적이 200권은 된다”고 말했다.
국내 비파괴검사 1위 기업인 케이엔디티는 지난 1991년에 설립됐으며, 이 사장은 98년부터 대표이사를 지냈다. 최고경영자(CEO)로 있으면서 항상 머리를 맑게 하고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그림이든, 음악이든 훌륭한 작품은 스킬도 있어야 하지만 그 안에 얼마나 창조적인 요소가 있는지가 먼저라는 걸 알게 됐다.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항상 향후 먹거리를 위해 창조성이 떨어지면 안 되는데 여러 예술작품을 접하면서 그런 개념에 대한 정리가 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구로동 본사 사무실에 가보면 한 벽면이 책장으로 꾸며져 있다. 경영 관련서적은 몇 권 안 된다. 모두 그림과 음악 등에 관한 책이다.
그래서인지 지난 4월 새로 내놓은 휴대용 방사능 계측기 라디코(RADICO)는 예쁘다. 조약돌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휴대전화만 한 크기에 동글동글한 디자인이다.
이 사장은 “이제 소비자 접점의 제품은 디자인이 제대로 접목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디자인과 제품명에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반응은 좋다. 하반기 공급계약 소식이 들린 데 이어 부품 공급만 원활히 된다면 내년부터는 매달 대규모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시 100개 외우기 도전에 이어 최근 100개 도전은 야생화다. 책장에도 보니 식물도감 몇 권이 꽂혀 있다. 회사 내 산악모임인 ‘케이엔트래커스’와 정기적으로 산에 오르는데 야생화 100개만 알아도 산행이 심심하진 않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야생화 100개 알기를 하면서 식물공장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 국내에서는 모르겠지만 중동 쪽에서는 승산이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케이엔디티는 현재 중동 법인이 있는 데다 환경사업부도 가지고 있다.
그는 “코스닥 시장이 출발하면서 상장된 200개 회사 중 지금까지 살아남은 회사는 몇 되지 않는다. 서비스업종인 만큼 다른 코스닥 회사보다는 성장폭발성은 없지만 꾸준하게 지속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봐 달라”고 당부했다.
안상미 기자/hu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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