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이전에 나타났던 위기와 그에 따른 경제적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브렉시트가 전례 없는 ‘역사적 사건’인 만큼 이전의 사례들을 통해 그 여파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동부증권도 보고서를 통해 ‘각종 위기 이후에 나타난 변화’ 등을 소개했다.

▶2차 세계대전, 歐→美 ‘축’의 이동=2차 세계대전은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종전은 됐지만, 전쟁 후유증을 치유하기 위해 유럽은 많은 돈이 필요했다. 미국은 ‘마샬플랜’이라는 이름으로 유럽을 원조했다. 이로 인해 유럽이 가지고 있던 기축통화라는 헤게모니는 미국으로 넘어갔고, 이후 미국은 기축통화를 기반으로 한 성장을 이룬다. ▶베트남 전쟁ㆍ금 태환 포기…달러화 가치 ‘뚝’=1950~1960년대 두려울 것이 없었던 미국이 휘청대기 시작한 건 베트남전에 참전부터다. 전쟁이 장기화된 데다가 천문학적인 전비가 투입되면서 미국 달러화는 남발되고, 미국 정부의 재정건전성은 악화된다. 달러와 금을 동일시했던 전 세계는 달러화를 금으로 바꾸려고 몰려들고, 1971년 미국은 금 태환 포기를 선언한다. 미국의 위상은 과거와는 달라졌으며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기 시작한다.

▶‘블랙 먼데이’ 이후 日 자산가격↑=선진국 간의 정책 공조는 1987년 미국과 독일의 알력으로 차질이 빚어진다. 그 해 10월 금융시장은 하루에 주가가 20% 넘게 하락하며 ‘위험신호’를 보낸다. 바로 ‘블랙 먼데이’다. 미국과 독일은 일본까지 끌어들이며 정책 공조에 나섰고, 금융시장에 투입된 돈은 태평양을 건너 일본의 자산 가격을 상승시킨다.

▶동유럽 붕괴ㆍ소련 해체…90년대 美 ‘소비 붐’ 자극=공산주의의 누적된 문제는 독일의 통일과 맞물리면서 1980년대 후반 동유럽 붕괴와 소련의 해체로 연결된다. 냉전체제에서 늘어난 국방비가 줄어들면서 미국은 민간소비가 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부동산 가격과 주가가 상승하면서 낙관적인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가계는 미래의 소득을 앞다퉈 미리 소비하기에 바빠진다.

▶9ㆍ11테러 이후 달러화↓ㆍ원자재가격↑=2001년 9ㆍ11테러의 발생으로 전 세계의 쇼크에 빠진다. 당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을 굴복시킨다. 베트남전쟁에서 확인됐듯이 미국의 전쟁은 달러화 약세로 이어진다. 수십 년간 억눌렸던 원자재가격은 이를 계기로 급등하기 시작했고, 배럴당 10~20달러선에서 움직였던 유가는 2008년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는다.

▶2008년 금융위기와 ‘축’의 다변화=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위기는 선진국에서 시작된 문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선진국은 이머징(Emerging) 각국, 특히 중국의 도움을 받는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그랬듯이 이머징 국가는 선진국에 권리를 요구하고, G7(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체제는 G20(주요 20개국)으로 바뀌면서 세계를 이끌던 축이 다변화된다. ▶남유럽 위기와 마이너스 금리=2010년 그리스 재정 위기는 재정적으로 취약한 남유럽 국가의 위기로 확산됐다. 당시 통화는 합쳐졌지만, 재정이 따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은 위기의 구조적ㆍ근본적 문제로 꼽혔다. 남유럽 국가들은 재정을 합치기 위한 장기적인 플랜을 작성한다. 하지만 정치ㆍ사회적인 이유로 재정일치라는 답을 바로 채택하지 못했고, 이는 전통적인 경제해법보다는 비전통적인 해법들을 요구하게 된다. 여러 메커니즘이 얽히면서 남유럽 위기는 초유의 마이너스(-) 금리라는 결과로 연결된다.

▶아랍의 봄에서 브렉시트까지=2010년 말 튀니지의 한 청년이 분신한다. 이를 계기로 튀니지의 반정부 시위는 2011년1월 ‘재스민 혁명’으로 확산됐다. 튀니지에서 시작된 혁명은 같은 해 2월 이집트의 ‘코사리 혁명’과 정권교체로 연결됐다. 그해 가을에는 리비아에서 카다피의 독재정치가 막을 내렸고, 예멘에서는 33년간 계속된 철권통치가 끝났다.

아랍의 봄은 찾아왔지만, 중동지역에서 발생한 기존 체제의 급격한 변화는 서방세계의 정치적 이해타산과 맞물리면서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확산, 중동ㆍ아프리카 난민 문제 등으로 이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인에게 난민은 가장 큰 두려움으로 다가왔고, 영국민들은 브렉시트를 선택한다.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