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트니 랭, 연장전 끝에 우승

18번홀을 앞두고 공동선두와 1타 차. 마지막홀은 ‘장타여왕’이 좋아하는 파5홀(528야드)이다. 우드로 안전하게 친 티샷은 페어웨이를 잘 지켰고 홀까지 220야드를 남겨 놨다. 17도 하이브리드 클럽을 꺼내들었다. 연장 또는 역전 우승을 노린 투온 전략이다. 하지만 긴장한 탓인지 두껍게 맞으면서 공은 왼쪽 워터해저드에 빠져 버렸다. 고개를 돌리고 클럽으로 바닥을 치며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역전 우승 꿈도, 올림픽 출전 꿈도 날아가 버렸다. 하지만 그는 “후회없다”고 했다.

‘장타여왕’ 박성현(23)이 생애 첫 출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최종라운드 중반까지 선두를 달리다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하며 미국 무대에서 강한 존재감을 뽐냈다.

박성현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마틴의 코르데바예 골프장(파72)에서 열린 US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4개로 2타를 잃어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를 기록,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양희영(27), 지은희(29)와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우승은 3개홀 연장 끝에 브리트니 랭(미국)이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를 꺾고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81만 달러(약 9억 3000만원). 미국 선수 우승은 2014년 미셸 위 이후 2년 만이며, ‘비 한국계’ 우승은 2010년 폴라 크리머(미국) 이후 6년 만이다.

박성현을 응원하던 국내 골프팬들로선 마지막홀 세컨드샷이 아쉬웠다. 미국 선수들을 기죽이는 파워풀한 장타와 침착한 경기운영으로 2라운드부터 선두권을 달린 박성현이 지난해 전인지(23)에 이어 2년 연속 깜짝 우승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박성현은 이번 대회에서 평균 261.2야드를 날려 비거리 부문 4위에 올랐다. 1위는 267.4야드를 친 저리나 필러(미국). 동반 플레이한 리디아 고가 “성현 언니는 내가 상상도 못할 거리로 볼을 날린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박성현은 특히 선두를 달리던 리디아 고가 8번홀(파3) 보기, 9번홀(파5) 더블보기로 타수를 잃으면서 단독선두로 등극,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하지만 이내 박성현도 흔들렸다. 12, 14번 홀에서 1타씩 잃으면서 노르드크비스트와 랭에게 추월을 허용한 것.

박성현의 마지막 기회는 18번홀(파5)이었다. 장타를 앞세워 파 5홀에서 쉽게 타수를 줄이는 박성현으로선 잘하면 이글로 극적인 역전 우승까지 노려볼 만 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로 친 세컨드샷을 물에 빠뜨리면서 꿈이 물거품이 됐다. 실낱같았던 리우올림픽 출전 희망도 함께 날아갔다.

조범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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