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7회> 끝까지, 죽을 때까지 32
“뭐야? 이런, 떡을 할!”
“왜요? 경기 중에 사고라도 났답니까?”
“뭐… 뭐가 어째? 사모님께서 타이거 우즈와 동업자가 되셨다는 기쁜 소식부터 전해드린다고? 이게 지금 염장을 지르나?”
유민 회장은 목에 핏줄을 세우며 벌컥 고함을 질렀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자업자득이란 생각이 들 뿐이었다. 아내 신희영과 이혼을 고려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재산싸움이 한창이라는 사실을 코-드라이버 전진후에게 귀띔도 한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물론 한창 운전대를 잡고 모험을 벌이고 있을 아들 호성이에게도 그 사실은 비밀에 부친 상태였다. 미리 알려서 뭐할까? 공연히 랠리 경기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차일피일 이혼 고려 사실 통보를 미뤄오지 않았던가.
“그야 모르고 축하하는 걸 어쩝니까? 축하를 받는 수밖에요.”
“이게 벙어리 냉가슴 앓는 거로군요. 원 참.”
“그만 진정하시고 트윗에 뜨는 뉴스나 잘 읽어보세요. 이제 경기도 막바지에 달했을 텐데 순위는 어느 정도나 되는지, 다친 데는 없는지.”
하긴 이 모든 소동이 신희영의 손가락질로부터 비롯된 셈이었다. 그녀는 강유리 선수가 타이거 우즈와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는 말을 듣는 순간부터 이미 타이거 우즈와 심적으로 동업자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 얼마나 기쁜 일인가… 그러니 기쁜 소식을 고국에 있는 원수와 몬테카를로에서 자동차 운전을 하고 있을 원수의 아들에게 먼저 나발 불어야 하지 않겠는가. 왜냐고? 그야 말하면 잔소리. 남의 불행은 내 행복, 남의 행복은 내 불행이란 인생 모토 때문이었다.
“아니, 그 할망구가 타이거 우즈와 3000억원이 넘는 사업을 함께 벌이게 되었다는데 어찌 내 속이 뒤집히지 않겠습니까?”
“3000억원요? 어이구! 사모님 사업수완이 여간 아니신가 보네요. 요즘 누군들 3000억원을 베팅하기가 그리 쉽습니까?”
유민 회장과 방송사 상무는 연거푸 술잔을 들이켜며 한탄했다. 어느새 한 핏줄이 되었다는 생각 때문일까? 방송사 상무도 공연히 밸이 꼬여오는 것만 같았다. 물론 신희영이 문자메시지를 사방으로 날린 것은 사실이었지만 구체적인 사업금액을 밝힌 바는 없었다. 이 모든 것이 소문이라는 괴물이 조화를 부린 탓이었다. 한창 산길을 달리던 중에 신희영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전진후는 언젠가 신문지상에서 보았던 타이거 우즈의 상금 내역을 떠올리며 무심결에 3000억원이란 액수를 유민 회장에게 트위터로 날렸던 것이다.
따지고 보면 이 해프닝도 유민 회장의 자업자득인 셈이었다. 원래 목숨 걸고 빙판길을 달려야 할 선수에게 스마트폰을 전해준 사람이 유민 회장이었으므로… 매 순간 긴장한 상태로 달려야 할 선수에게 다큐멘터리 촬영이나 지시하고, 때때로 트위터 중계를 부탁한 사람이 바로 본인이었으므로….
“그건 됐고, 좀 신나는 소식은 안 들어옵니까? 아드님이 선두로 달리고 있다거나 혹은 라이벌 거성 팀이 꼴찌를 마크했다거나….”
“물론 소식이 연이어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거야 원… 시야에 다른 선수들의 머신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는군요. 허공만 찍어 보내고 있어요.”
“그럼 아드님이 선두로 뛰고 있다는 건가요?”
“글쎄요. 그 소식을 끝으로 전송이 중단되었어요. 라이벌 거성 팀과 한동안 산꼭대기에서 실랑이를 했다는데… 선두를 달릴 턱이 있나요?”
“그럼 꼴찌로 달리는 중이라고요? 그나마 다른 선수들이 보이지도 않을 만큼 멀찌감치 뒤처진 상태로 말입니까?”
유민 회장과 방송사 상무는 멀거니 술잔을 든 채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왠지 불안한 표정이 유민 회장의 얼굴 위를 스치는 중이었고, 방송사 상무는 공연히 가렵지도 않은 뒤통수만 긁고 있을 뿐이었다.
meelee@heraldcorp.com
![4000만원 낼 세금을 1억 넘게 물다니…‘상속세 0원’이라도 꼭 신고해야 하는 이유 [이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news-p.v1.20260903.e72e37cbc9ac475abd6197c15b096a38_T1.png?type=h&h=240)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