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캘리포니아 토리파인스 골프장에서 열린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는 평일부터 많은 갤러리가 선수들을 보기 위해 골프장을 찾았다.
목요일과 금요일에 걸쳐 펼쳐진 예선은 남코스와 북코스 두 군데에서 이루어졌다. 수많은 자원 봉사자가 이 대회에 스태프로 참여해 갤러리의 동선을 잡아주고 조용히 해달라는 사인으로 갤러리를 독려하며 경기가 매끄럽게 진행되도록 도와주었다. 또한 카메라를 들고 있는 갤러리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모두들 즐겁게 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사람이 많아도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최대한 배려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골프는 다른 어떤 스포츠보다 가장 넓은 대회장에서 경기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스태프와 편의시설이 동원된다고 하더라도 사실 갤러리 스스로가 골프장과 선수를 배려해주지 않으면 대회는 엉망이 되고 만다.
한국에서는 사실 자원봉사자로 대회를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자원봉사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없을 뿐더러, 그런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자신이 자원봉사를 한다는 감정에 도취되어 제대로 교육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
게다가 자원봉사라고 해서 얻는 게 없다며 조금이라도 힘이 들면 책임감 없이 다음날 나오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렇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일부러 대학생 현장교육이나 아르바이트생을 투입하게 된다. 아르바이트생이 어리다 보니, 갤러리가 무시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공짜면 양잿물이라도 마신다는 속담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선수들용으로 티잉 그라운드에 쌓아놓은 물을 누군가가 지키지 않으면 갤러리가 가져가 버려 순식간에 사라진다. 물을 지키는 스태프를 몇 명 더 배치해야 할 판이다. 선수만이 들어갈 수 있는 티잉 그라운드에 갤러리가 버젓이 들어가 물을 마구 가져가 버린다. 지나가다가 어쩌다 그 현장을 보게 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홀과 홀 사이를 지나다보면 선수와 캐디들이 지나갈 동선이 좁아서 캐디들이 카트를 요리조리 움직이며 뛰어서 선수를 따라가는 일도 부지기수다.
조금이라도 갤러리가 많은 경기장이면 흔히 있는 일이다. 이 부분은 사실 카트 도로로만 로핑을 해놓기 때문에 발생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갤러리를 배려한 대회 운영 노하우 역시 더 발전돼야 한다.
대회를 만들어가는 것은 단순히 선수나 골프장, 스태프에 국한되지 않는다. 대회 운영팀은 갤러리를 배려해서 필요한 시설을 갖추고, 선수는 갤러리에게 고마워하며 따뜻한 말을 건네주고, 갤러리는 선수를 격려하고, 골프장을 아껴주는 마음이 있어야 전반적인 대회 분위기가 좋아지고 대회가 더 즐거워질 수 있다.
2012년 PGA대회가 시작되고 이제 서서히 각 지역 골프대회들이 막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대회에서 성숙한 갤러리 문화와 제대로 잘 갖춰진 편의시설을 가진 대회들을 많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KLPGA 프로>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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