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이후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했던 미국 기업들이 본국으로 속속 돌아오고 있다.
세계 경제 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중국 등지의 해외 생산비용이 올라가자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다시 옮기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또 해외 설비에 추가 투자하는 대신 미국 내 노후 설비를 새 것으로 교체하는 등 미국 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미국 기업들이 경기 침체 탓으로 자국 시장을 다시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이같은 움직임이 미국의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WSJ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장비 대여 업체인 유나이티드 렌탈은 올해 투자금액을 3분의 1정도 늘린 10억 달러로 책정했다.
올해 건설과 제조 관련 업체들이 지게차 등 장비 대여를 늘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트럭과 중장비의 엔진을 만드는 커민스 역시 설비투자를 2년 전의 2배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절연제와 타이어 등을 생산하는 칼라일은 미국에 공장 2곳을 새로 짓기로 했다. 또 중국에 있던 타이어 생산 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자동차업체들도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등 자동차시장이 다시 살아나자, 가동하지 않던 미국 내 생산시설을 재정비하고 생산라인과 노동력을 확충하고 있다. 일부 자동차 업체는 미국을 아시아와 중남미 수출용 자동차의 생산기지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포드의 경우, 일본과 중국, 인도의 자동차 생산량을 줄이고, 일부 설비를 미국에 옮겨서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윌리엄 플러머 유나이티드 렌탈 재무담당최고책임자(CFO)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경기침체에서 탈출하고 있으며, 경기 상승 국면으로 전환되는 새로운 계기가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기업의 투자도 지난해 12월부터 증가 추세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항공기를 제외한 자본재 투자는 전월보다 2.9% 늘었다. 침체에 빠졌던 건설시장도 다시 살아날 기미를 보여, 중장비 제조업체 등 관련기업들의 투자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중장비 제조업체인 캐터필러는 올해 텍사스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에 굴착기와 광산장비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미국 기업의 본국 회귀 현상은 중국과 인도 등지의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중국의 인건비는 지난 10년간 연 15%씩 상승했다. 운송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또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 적극 추진 중인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세금 정책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내 투자와 생산이 늘면서, 고용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 1월 고용은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제조업 부문에서 25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WSJ는 미국 기업이 해외 생산을 도외시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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