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최남연 기자]가계 빚이 122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은행권 대출 증가세는 한 풀 꺾이고, 저축은행과 카드·보험사 등 비은행권 대출이 큰 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은행권 대출 규제에 2금융권에 대출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한국은행의'2016년 1분기 중 가계신용'에 의하면 1월~3월까지의 전체 가계신용은 1223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1203조1000억원에 비해 1.7% 증가한 20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38조2000억 원보다는 적은 금액의 증가폭이지만 1분기 증가폭으로는 역대 최대다. 앞서 가계신용이란, 가계대출에 신용카드 등 판매신용을 더한 금액이다.기관별로 살펴보면, 은행의 가계대출이 5조6000억 원 늘어났다. 다만, 전분기 22조2000억 원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크게 낮아진 것이다.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연말 정부가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가이드라인은 올 2월부터 수도권 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상환능력을 따져 대출한도를 정하고, 처음부터 원리금을 나눠 갚도록 규제하고 있다. 이렇게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춤한 사이 비은행권으로 대출수요가 몰렸다.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농협, 수협, 신협 등의 비은행권 가계대출은 7조6000억 원, 보험·신용카드 등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은 7조4000억 원이 각각 늘어 은행권 증가 규모를 웃돌았다. 이는 은행권 대출이 깐깐해지자 대출 수요가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2금융권으로 이동하며 비은행권 대출이 15조 원 가량 증가한 것이다. 특히 그중 눈에 띄게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곳은 새마을금고다. 새마을금고의 지난해 총자산 통계를 살펴보면, 126조6925억 원으로 전년119조6514억 원 대비 5.88% 증가했고, 거래자 수도 지난해 1857만8000명으로 전년 1814만4000명 대비 2.39% 늘은 것으로 집계됐다. 해마다 거래자수와 자산이 늘고 있다. 그사이 새마을금고중앙회 몸집도 커졌다. 앞서 중앙회는 지난 2006년 국제인증 ISO27001(정보보안경영시스템), 2012년 국제인증 BS10012(개인정보관리체계) 등 정보보안경영시스템을 구축했다. 정부의 간섭 없이 자발적으로 운영해 오면서 중앙회 스스로 자율적으로 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전국을 대상으로 산발적으로 분포된 새마을금고의 경우, 실질적으로 각 지역이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전 지역에 정보보안경영시스템을 구축하고 실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실정이다. ◆ ‘고양이에게 생선을?’…빼돌린 개인정보, 금융범죄의 숙주로 ‘위협’상호금융조합 새마을금고가 서민금융기관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우고 있지만 불법대출, 불법고객정보유출, 횡령·사기 등 온갖 비리에 휘말리며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행정자치부 산하인 새마을금고는 우리나라 금융기관 중 유일하게 금융당국의 감독권 밖에 놓여 있다. 새마을금고의 감독권은 행자부의 지역금융지원과에 있으며 그곳에서 제도와 운영 등을 관리·관독하고 있다. 지역별로 1300여 곳이 분포돼 그동안 독립적 경영을 취하며 자율적으로 운영돼온 새마을금고는 지난 1963년 다섯 곳의 조합에서 자발적으로 출발해 성장한 신용조합에 해당한다. 행자부가 감독 업무를 맡고 있지만 그동안 자율적으로 운영돼 왔다. 이는 지난 1982년 제정된 새마을금고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군사정권의 유산인 셈이다. 다만 신용·공제 사업에 대해선 행자부가 금융위원회와 협의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횡령·배임, 비자금 조성, 탈세, 개인정보유출 등 부정부패의 사각지대를 조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새마을금고의 경우, 지역별로 분포돼 산발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그것을 뒷받침하는 제도가 그리 탄탄하지 못하다.한편 새마을금고와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는 상호금융기관인 신협의 경우, 금융위가 감독권을 갖고 있다. 농협·수협·산림조합도 신용사업은 금융감독원이 검사권을 갖는다. 금융과 동떨어진 행자부의 관리·감독은 전문성에 의문을 남기는 대목이다. 실제 지난 2013년 발표한 김민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새마을금고의 현황 및 개선방안’정책 자료집에 따르면, "금감원 감독권 부재로 다른 상호금융기관과 달리 전문적 감독이 되지 않고, 새마을금고 건전성에 관한 통계 자료 등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는다"며 "행자부 요청으로 이뤄지는 금감원 검사 또한 일부 단위 금고만을 들여다보기 때문에 전문적·지속적인 건전성을 기대하기에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또 중앙회 신용사업 감독기능을 금융위로 옮기는 내용의 새마을금고법 개정안을 발의한 김관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금융당국이 보다 전문적인 감독기능을 하는데, 새마을금고는 행자부가 관리하면서 사건·사고가 이어져 왔다"며 "그린손보 인수를 둘러싼 과정만 봐도 새마을금고는 처벌을 비켜갔다. 앞으로 비슷한 문제가 일어나도 그에 맞는 조치를 할 수가 없기 때문에 국회에서 새마을금고 관리·감독기관 변경에 대한 법안 심사를 서둘러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새마을금고 조직들이 자생력을 갖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새마을금고의 보다 근본적인 대책과 올바른 통합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정책 추진·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시스템 및 제도개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정보유출·금융사고 등 예견된 사고에도 ‘경각심 제로

금융범죄가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국민 개인정보 유출과 최첨단 정보기술(IT)을 활용한 해킹·피싱 등으로 금융의 안전성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실제 국내 금융사가 유출한 개인정보는 1억만 건이 넘는다. 스팸 전화를 받지 않는 날은 손에 꼽을 정도다. 관리되지 않는 정보에 견물생심으로 직원들의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불법대출, 불법고객정보유출, 사기, 경영악화 등 온갖 비리의 온상으로 질타를 받고 있는 곳이 바로, 국내 금융권의 현 주소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권은 어떤 대책으로 컨트롤타워를 세웠을까? 개인정보 유출 소식을 듣는 국민들의 반응은 오히려 이제 덤덤하다. 주민등록번호는 이미 공공재(公共財)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하루가 멀다 하고 지속적으로 유출 소식이 전해졌지만 웬일인지 조용하다. 내 정보가 아무렇게나 떠돌아다니고 언제 어떤 식으로 후폭풍을 당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더 이상 경각심을 잃는 현상을 바람직하게 볼 수만은 없다. 그런데 이러한 태도는 국민들뿐 아니라 금융당국 역시 마찬가지다. 정보유출·금융사고 등 예고된 사고에도 이렇다 할 해결책을 제시하고, 국민들을 안심시킬 만한 안전장치에 대한 금융권의 대책 또한 여전히 미흡한 상태다. 고객이 금융권에 대한 철옹성 같았던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이다.특히 새마을금고, 농협, 수협, 신협 등의 지역별로 분포돼 독립적 법인체경영을 하는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정보보안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관리되고 있지 않은 고객정보 △정보보안경영시스템의 부재 △직원에 대한 정보보안 교육의 부재 등은 이제 국내 금융권의 숙제로 남았다.실제 금융권에서 발생되고 있는 정보유출, 정보유출에 의한 금융사고, 그에 따른 신뢰도 하락과 경영악화는 이미 전문가들 사이에서 수없이 예측했던 사항이다. 특히 20~30대의 경우, 지역 금융권에 대한 신뢰가 매우 낮은 상태다. 이에 대해 금융권은 얕은 꼼수가 아닌 제도적 안정장치로 다가서는 자세가 절실해 보인다. 고객의 입장에서 금융권의 정보보안교육은 최소한의 안전장치이자 신뢰의 원천이다. 금융권의 의지를 고객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국내 금융권이 홍역과 같았던 정보유출 사건을 이겨내고 다시 예전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각 지점 및 단위 조합차원에서 정보보안시스템 구축과 전 직원에 대한 정보보안 관리교육이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이는 자물쇠가 채워지지 않은 금고에 돈을 넣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