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스트냐, 로빈 후드냐?
뉴욕타임스가 영화 ‘부러진 화살’의 실제 주인공 김명호 교수의 석궁 사건이 한국 사회에 일으킨 논란을 재조명했다. 뉴욕타임스는 ‘공론(여론)의 법정에서 패한 한국의 판사들’(South Korean Judges Losing in Court of Public Opinion)이라는 제하의 12일자 서울발 기사에서 최근 출간된 김명호 교수의 저서 ‘판사 니들이 뭔데’와 흥행작 ‘부러진 화살’을 자세히 다뤘다.
오른손에 법전을 왼손엔 석궁을 든 김명호 교수의 책 표지를 묘사하는 것으로 기사를 시작한 뉴욕타임스는 “메이저 신문을 포함한 김교수의 비판자들은 돈키호테식의 망상때문에 석궁 사건을 저지른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선 사법부를 불신하는 한국인들의 뿌리깊은 정서를 증언하는 ‘로빈 후드’로 김 교수를 비유한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최근 법률소비자연맹의 대국민 설문조사에 따르면 77%의 응답자들이 “법원의 재판이 불공정하다”는 의견을 냈다는 소식도 전했다. 아울러 “김교수와 사법시스템 간의 충돌을 영화화한 ‘부러진 화살’은 지난 1월 개봉해 35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며 “사법부(에 대한 불신)를 건드리거나 난타하는 일련의 영화들이 최근 박스오피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교수는 인터뷰에서 “나를 테러리스트라고 부르는 사람들에게 프랑스혁명이 테러였냐고 묻고 싶다”며 “2007년 내가 한 일은 정의로운 반란이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영화의 개봉과 흥행으로 잊혀졌던 5년전 석궁사건이 다시금 한국사회의 이슈가 된 상황이나 영화를 둘러싼 사법부와 시민단체, 국민들의 반응을 자세히 전하며 한발 더 나가 한국 사법시스템에 대한 문제와 국민들의 불만도 진단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에서 사법부에 대한 불신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라며 “횡령이나 세금 포털죄를 저지른 거물 기업인들은 대형 로펌의 변호를 받아 단 하루의 실형도 받는 경우가 거의 없는 반면 동국대 김도현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민사소송에 처한 82%의 시민들은 재정적인 능력이 없어 법률서비스를 받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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