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부경대 한 학과에서 투표용지를 폐기해 학생 40명이 투표를 못하는 어이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4.11총선 부재자투표를 실시한 부경대학교에서 A학과 학생회장이 본인 동의없이 무단으로 부재자 투표신청을 했으며 지난 1일 학과 사무실로 도착한 부재자 투표용지를 영문을 몰랐던 학과 조교가 파쇄기에 넣어 없애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부산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1일 “부경대 A학과 학생회장 B 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와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 공직선거법에는 투표용지를 훼손하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부경대 총학생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학생은 총 40명이다.
학생회장이 뒤늦게 피해 학생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 학생들은 이 사실을 알게 됐고, 일부 학생들의 신고로 선관위가 조사에 착수했다.
문자메세지를 받은 부경대 학생 김 씨는 “어떻게 남의 명의를 도용해서 투표권을 날려버릴 수 있느냐”며 “당장 당사자인 학생회장이 무단으로 부재자 투표를 진행한 경위를 설명하고 타인의 권리를 박탈한 부분에 대한 응당한 처벌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재자 투표의 경우 투표를 제때 하지 못한 유권자도 부재자 투표용지와 회송용 봉투, 신분증을 제시하면 정상적인 투표가 가능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투표용지가 통째로 사라진 경우라 이번 선거에서는 투표가 불가능하다.
선관위 측은 “사실관계를 따져봐야 겠지만 일단 부재자 신고 과정 등에 대한 조사를 피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피해 학생들은 아쉽지만 이번 투표에서 투표권을 구제받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를 촉발시킨 A학과 학생회장은 문자 메시지를 전송한 뒤 휴대폰을 꺼둔 채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배기한 총학생회장은 “부재자 투표용지를 가지고 있으면 부재자 투표를 하지 않더라도 투표 당일에 투표를 할 수 있는데, 투표용지를 폐기하는 바람에 40명이 투표를 못 했다. 다른 단과대는 모두 본인이 직접 부재자 신고서를 작성했는데 이 학과만 학생회장이 잘 몰라서 실수를 저지른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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