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이어 정권 실세인 박영준(52)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도 민간사찰 증거인멸 사건에 연루된 의혹이 드러나고 있다. 윗선 규명이 재수사의 핵심인 만큼 이들을 포함해 윗선급으로 거명되고 있는 인사들에 대한 조사 성과가 곧 수사의 성패로 연결될 전망이다.
검찰은 박 전 차장은 2010년 7월 23일 밤 최종석(42ㆍ구속)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이 사용하던 차명 휴대전화에 전화를 걸어 3~4분간 통화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17일 전해졌다.
이 통화를 한 시점은 이인규 인규(56)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과 김충곤(56) 총리실 점검1팀장이 불법사찰 등의 혐의로 구속된 당일 직후로 파악된다. 또 검찰은 박 전 차장 휴대전화 발신지가 이 전 지원관 등이 근무하던 서울 서초동 K법무법인 사무실이라는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점에서 박 전 차장이 최 전 행정관이 사용하던 차명 전화의 번호를 알고 먼저 전화를 건 것은 이들의 구속에 대한 대책을 상의하기 위해서일 것으로 의심된다. 검찰은 이에 따라 박 전 차관의 직접 소환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전 차장은 통화한 사실이 없다며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최근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K·C비서관이 L(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에게 불법사찰의 증거인멸을 요구했다”는 내용이 담긴 진경락(45ㆍ구속) 전 총리실 기획총괄과장의 서면진술서를 확보해 조사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전격 구속된 진 전 과장은 공직윤리지원관실 특수활동비 400만원 중 매달 280만원을 고용노사비서관실에 상납한 혐의(업무상 횡령)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진 전 과장이 지원관실 출범 초기부터 조직을 총지휘하며 사찰 내용을 윗선에 보고한 인물인 만큼 강노 높은 조사로 불법사찰을 지시한 윗선과 증거인멸 과정의 전모를 밝힐 계획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수사 성과가 주로 장진수 전 주무관의 폭로를 확인해 나간 단계라는 점, 피의자들이 입을 다물고 있다는 점에서 걸림돌이 여전하다. 진 전 과장도 억울하다는 취지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고, 이 전 비서관과 최 전 행정관도 드러난 행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범행의도는 부인하고 있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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