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골프가 올림픽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직접 퇴출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전날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폭탄 발언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미국 골프채널은 14일(한국시간) 바흐 IOC위원장이 외신들과 인터뷰에서 “남자 골프 톱랭커들의 불참은 올림픽에서 골프의 미래를 재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골프는 1904년 이후 112년 만에 2016 리우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지만, 개막을 앞두고 정상급 남자 선수들이 잇따라 불참을 선언해 논란이 됐다. 제이슨 데이(호주)와 더스틴 존슨(미국), 로리 매킬로이, 조던 스피스(미국) 등 세계랭킹 1~4위 선수들을 비롯해 무려 20명의 남자 선수들이 기권했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 우려등 건강 문제, 개인적인 스케줄, 가정 문제 등 이유도 다양하다.
바흐 위원장은 “최고의 선수가 얼마나 참가하느냐는 정식 종목으로 남게 되는 주요 요소 중 하나다. 이번 올림픽이 끝나면 국제골프연맹(IGF)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남자 톱랭커들의 도미노식 올림픽 기권 사태를 더이상 두고 보지 않겠다는 의미다. 골프는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는 정식 종목으로 남지만, 내년 IOC위원회 총회 투표를 통해 올림픽 잔류 종목을 다시 결정한다.
바흐 위원장은 또 “개인적인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면서도 “상위 랭커들이 올림픽 출전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얘기하고 있는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이는 매킬로이의 독설을 겨냥한 것으로 골프채널은 풀이하고 있다.
매킬로이는 하루 전인 13일 스코틀랜드 로열 트룬 골프 클럽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 기자회견에서 “올림픽 중계는 보겠지만 골프는 보지 않겠다. 육상이나 수영같은 중요한 경기를 보겠다”고 말해 골프팬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지카바이러스 우려로 리우올림픽 불참을 선언한 매킬로이는 “올림픽 불참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골프 종목을 성장시키기 위해 클럽을 잡은 게 아니라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 골프를 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매킬로이의 발언은 골프의 올림픽 잔류 노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리우올림픽 남자 골프가 썰렁한 분위기에서 펼쳐지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영국 스코틀랜드엔 세계 골프의 별들이 모두 집결했다.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제145회 브리티시오픈이 14일부터 영국 스코틀랜드 사우스 아이셔의 로열 트룬 골프클럽(파71)에서 펼쳐진다. 상위랭커들이 총출동한다. 세계 1위 데이를 비롯해 US오픈에 이어 메이저 2연승을 노리는 더스틴 존슨, 지난해 메이저 2승의 스피스, 2014년 디오픈 우승자 매킬로이 등이 우승 후보로 꼽힌다. 한국 선수로는 올림픽 국가대표 안병훈과 왕정훈을 비롯해 김경태, 이상희, 이수민, 노승열 등 6명이 출격한다. 눈여겨볼 홀은 123야드의 짧은 파3의 8번홀이다. ‘우표’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좁은 직사각형의 포대 그린과 주변의 5개 벙커, 심한 바람으로 선수들을 괴롭힌다. 타이거 우즈는 1997년 최종라운드 8번홀에서 트리플보기를 적어냈다. 우즈는 나은 편이다. 매킬로이는 13일 연습라운드서 9타만에 홀아웃했다. 벙커에서 6타를 치고서야 간신히 탈출했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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