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비난여론 불구 주택 건설·노사협상 등 큰 몫 親서민 행보 실각 뒤 재부각 “지도부 바닥민심 유념해야”
실각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에 대한 갖가지 의혹과 추측, 추문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충칭 시민들 사이에는 그에 대한 애증(愛憎)이 교차되고 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이는 보시라이 격하 선전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앙에 대한 경고로, 나중에 중국 공산당이 그를 몰아낸 것을 후회하게 될지 모른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영국 BBC는 24일 인터넷 중문판에서 3300만 충칭 시민들이 극적으로 몰락한 보시라이에 대해 복잡한 심정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층부와 중산계층은 그의 5년 통치기간이 두렵고 끔찍한 것이었다고 토로하지만, 서민과 빈민층은 좋은 시절이었다며 심지어 후임자가 그의 정책을 이어가기를 바란다고까지 말한다.
상층부와 중산층은 보시라이의 ‘훙거(紅歌) 부르기’는 문화대혁명을 낭만화한 것이고 ‘범죄와의 전쟁’은 정적에 대한 탄압이었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서민과 빈민층의 반응은 다르다. 이들은 보시라이가 서민주택 건설 등 서민을 위해 애썼으며, 관료주의적인 다른 정치가들과 다른 면모를 보였다고 증언한다.
택시기사들은 보시라이가 지난 2008년에 보여준 탈(脫)관료주의적 모습을 잊지 않고 있다. 보시라이는 한 택시회사에서 노사협상이 지지부진하자 협상 장면을 TV로 중계하도록 해 타결을 이끌어냈다. 한 택시기사는 보시라이의 후임자가 그처럼 서민들을 위한 실질적인 일을 계속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충칭의 치안이 눈에 띄게 좋아졌던 것도 서민들이 보시라이를 지지하는 이유 중 하나다.
현지의 정치평론가 주주융(朱智勇)은 “이런 분위기는 보시라이가 권력을 남용하고 부패했다며 격하 선전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앙에 대한 경고라 볼 수 있다”면서 “중앙은 이 같은 상반된 반응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北京)의 한 정치분석가는 “부패와 권력남용 등의 문제가 보시라이 한 사람에게 국한된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단언하면서 “폐쇄적인 중국 지도체제에서 개혁에 나설 진정한 정치인이 등장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지도부가 현재 직면한 산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보시라이를 몰아낸 것을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보시라이가 추진한 신좌파 운동의 후유증도 물 위로 드러나고 있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반체제 중국어 신문인 다지위안(大記元)은 지난해 충칭 시의 누계부채가 1조위안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충칭 10대 투자기구의 누계부채는 3460억위안에 달해 보시라이가 부임하기 전인 2007년 1620억위안의 배를 넘어섰다. 그런데 이는 장부상 수치로 국영기업, 소형투자기구들이 부담해야 할 채무까지 포함하면 1조위안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충칭 시 사회과학원의 왕슈모(汪修莫) 연구원은 “토지를 주요 수입원으로 한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면서 “보시라이는 중앙정계 진입을 위해 너무 큰 야심을 부렸다”고 말했다.
한편 대만의 중궈스바오(中國時報)는 보시라이 일가가 재산의 해외 도피를 위장하기 위해 보시라이의 전처 소생 아들인 리왕즈(李望知)를 이용했다고 보도했다.
어머니의 성을 따른 리왕즈는 미국 컬럼비아대학 출신으로 홍콩 씨티은행의 투자부에서 일했으며 귀국한 뒤에는 베이징과 다롄(大連)에서 금융업에 종사했다. 또한 리왕즈는 보시라이를 대신해 중국에서 손꼽히는 생육(生肉)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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