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전자지갑 E-Wallet
100여장 카드정보가 한곳에…식단추천등 나만의 ‘개인비서’
외출을 하게 되면 꼭 챙기는 물건이 있다. 열쇠, 손수건, 휴대폰, 그리고 두툼한 지갑. 각종 포인트 카드와 신용카드, 신분증, 지폐로 꽉 찬 지갑은 터지기 일보직전이다. 바지 주머니에라도 넣으면 불룩하게 튀어나와 패션 테러리스트로 낙인찍히고 만다. 언제 어디서 어떤 혜택을 만날지 모르기에 각양각색의 포인트카드와 신용카드를 모두 가지고 나가보지만, 정작 언제 어디서 어떤 혜택을 받아야 하는지를 몰라서 놓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스마트한 시대에 살면서 우리의 소비생활은 전혀 스마트하지 않다.
얼마 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애플 세계개발자회의 WWDC 2012에서 iOS6이 발표됐다. 새로워진 iOS6의 기능 중에서 특히 주목을 끈 것은 ‘패스북(Passbook)’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영화티켓, 쿠폰, 멤버십카드, 비행기표 등을 한번에 관리해주는 앱으로 두툼한 지갑 대신 아이폰 하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패스북의 가장 큰 매력은 ‘스마트’하다는 것이다. 비행기표를 구매해 패스북에 보관하면 탑승시간, 게이트번호를 체크해주는 것은 물론, 나중에 탑승시간과 게이트가 변경되더라도 그 내용을 자동 업데이트해 이용자에게 알려준다. 단골 매장을 등록하면 해당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패스북이 떠서 그 매장에서 제공되는 쿠폰이나 멤버십카드를 보여준다. 사실, 애플의 패스북은 새로운 서비스가 아니다. 이미 구글도 이와 유사한 근거리무선통신(NFC)기반의 모바일지갑 서비스인 구글 월렛(Google Wallet)을 선보인 바 있다.
NFC 기능을 탑재한 미래의 스마트폰은 개인에게 최적화된 소비생활을 약속한다. 100여장의 카드 정보가 보관된 NFC폰은 자동으로 고객에게 가장 큰 혜택을 줄 수 있는 결제방법을 제시한다.
NFC폰만 있으면 카드 결제가 어려웠던 재래시장이나 노점상 등에서도 현금없이 구매가 가능하다. NFC의 기능 중 하나인 P2P(Peer to Peer)를 통해 단말끼리 터치하면 바로 결제가 가능하다. 노점상 주인은 별도의 카드리더기가 없어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된다. 해외여행을 가서도 NFC폰만 있으면 걱정이 없다. 환전하지 않아도 되고 현금 도난의 위험도 없다. 글로벌 체인 매장이라면 세계 어디서든 할인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애플이나 구글이 e-월렛을 통해 추구하는 것은 ‘편리함’이다. e-월렛은 단순한 지갑의 기능을 넘어 앞으로는 개인비서의 역할까지 담당할 것이다. 개인 정보 및 구매이력 등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분석해 현재의 소비패턴, 생활습관 등을 알려주고 이를 근거로 미래의 솔루션까지 제시할 수 있다. 마트에서 인스턴트 음식 구매가 많은 사람에게는 과일, 야채 섭취를 권장하면서 관련 상품의 할인 정보나 채식 중심의 식단을 추천할 수 있다. 가족의 생일이 가까워지면 과거에 구매했던 선물DB를 분석하여 상대가 받으면 좋아할 만한 선물 리스트를 알려줄 수도 있다. 이렇게 e-월렛은 본인도 미처 몰랐던 부분을 자동으로 체크하고 알려줌으로써 개인의 생활을 한층더 윤택하게 만드는 데 일조할 것이다. 대중화되기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e-월렛이 진짜 지갑을 대체할 날이 그리 멀지 않은 것만은 확실하다.
김재필KT 경제경영연구소 팀장(kimjaepil@kt.com)
bon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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