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연봉제 강행 이유는 초저금리에 수익성 악화 불구 연공형·경직적 임금체계 유지
‘호봉제에 따른 급여의 자동상승, 평균 연봉 8800, 수억원에 달하는 고액의 퇴직금’
이는 현재 국내 주요 은행들의 급여 체계를 상징하는 대표적 수치들이다. 이를 바라보는 대다수 국민들은 적잖은 상대적 박탈감을 누리고 있는 게 현실.
정부와 시중은행 경영진들이 파업을 불사하는 노동계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성과연봉제를 강행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상반기 금융공공기관에 이어 민간 영역의 시중은행으로까지 성과연봉제 도입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경영진과 노동자들의 갈등이 고조되며 성과연봉제는 금융계의 뜨거운 감자로 자리매김한 양상이다.
금융노조는 총파업까지 예고하고 있다.
상반기 정부는 강력한 의지로 금융공공기관에 대한 성과연봉제 도입을 밀어붙여 도입이 모두 마무리됐다. 이에 대해 노동계를 비롯 정치권까지 개입하며 비판 여론이 크게 일었지만, 정부는 성과연봉제가 결국은 넘어야할 산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정부와 시중은행 경영진들이 파업을 불사하는 노동계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성과연봉제를 강행하는 배경에는 국내 은행들원들이 선진 금융기관들에 비해 낮은 생산성을 보이면서도 고임금 구조를 보이고 있다는 배경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굴지의 대기업 임금에 비해서도 높은 임금을 받고 있는 구조는 개선돼야 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19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1인당 GDP 대비 금융권 임금 비율은 영국이 1.83, 프랑스가 1.73, 독일이 1.70, 스페인이 1.52, 일본이1.46, 호주가 1.15, 미국이 1.01인데 비해 한국은 2.03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GDP 대비 금융권의 임금이 금융 선진국인 미국에 비해서도 두 배 이상 높다는 것.
구체적으로 주요 공공금융기관인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내 9개 금융공공기관의 직원평균 임금은 8525만원으로, 대기업 평균 대비 약 1.4배에 달하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들의 임금은 더욱 높다. 국내 은행권 직원 평균 임금은 8800만원으로 이는 대기업 대비 약 1.5배 수준(14년 기준)이다. 이로 인해 유례 없는 초저금리 기조 속에 순이자마진(NIM)의 급감 등으로 절체절명의 경영 악화에 직면한 은행들은 높은 판관비를 감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 2010년에서 2014년 중 시중은행을 포함한 전체 은행들의 영업이익은 연평균 약 4% 감소했다. 하지만 인건비 등 판관비는 오히려 3% 올랐다.
이익은 줄고, 고정 비용은 늘어나는 전형적인 사양산업의 형태를 보이고 있는 것.
결국 은행권의 자기자본이익률(ROE)는 2.14%를 기록, 조선(3.99)과 해운업(3.40) 등 현재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산업보다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이처럼 금융기관들이 높은 임금 수준을 유지하게 된 데는 성과와 무관한 연공형ㆍ경직적 임금체계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성과 연봉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는 민간은행들은 현재 전 은행이 호봉제를 유지하고 집단평가 중심의 평가제를 운영 중이다.
이로 인해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호봉제에 따라 급여가 자동 상승하고 개인 성과에 따른 차별 없이 동일한 성과급을 수령, 일부직원들을 중심으로 무임 승차의 부작용이 벌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정순식 기자/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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