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내리게 할 줄 아시나요?(Savez-vous faire tomber la pluie ?)
일부지역의 전통에 따르면 북을 이용해 비를 내리게 하거나 그치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또 성감대를 자극할 때 천상의 기쁨으로 지구에 홍수를 일으킬 수 있는 여성들도 있다.
3월 10일부터 14일까지 빌레트 운하의 아나코 유람선에서는 흥미로운 주문(呪文)들이 울려 퍼지게 된다. 유람선에서 ‘세르팡 아 플륌’ 축제가 열린다. 전 세계 여러 민족의 이야기와 전설을 다루는 페스티벌이다.
“초창기 민족들의 문화를 인정하기 위한 축제입니다.”라고 동화작가 파스칼 폴리오(Pascal Fauliot)가 설명해준다. ‘초창기 민족’이란 표현은 예전에 ‘원시부족’으로 쓰던 표현을 정치적으로 바로잡은 것이다.
수 년 전부터 파스칼 폴리오는 고대 이야기들을 찾아 세계를 누비고 있다. 이야기가 인간들의 기억 자체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사랑, 지혜, 식물들의 비밀을 알아내게 해주고, 치유시키며, 다른 차원으로의 길을 열고, 삶을 서사시로 변모시킨다. 입문 격의 마법적 의식(儀式)으로부터 ‘세르팡 아 플륌’ 축제는 춤, 음악과 노래에 관련된 대안이야기들 속으로 우리를 빠져들게 한다.
특히 3월 13일 우리는 일련의 ‘샤만 여행’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신령한 나무를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정령인 동시에 여성인 존재들에게 부여하는 시베리아 부족들의 구전 전통을 파스칼 폴리오와 파트릭 피슈만(Patrick Fischmann)이 부활시킨다. 망자의 영혼들인 새들은 다시 태어나기를 기다리며 나무를 빼곡히 뒤덮고 있다.
병든 남자의 이야기도 있다. “9개월 전부터 그는 몸이 아팠다. 머리도 깨질듯이 아팠다. 어느 날 밤, 고통을 겪던 자신의 침대 위에서 후광을 두른 한 여성이 그에게 접근했다. 길에서 만났던 그 어떤 여성보다 그녀는 더 아름다웠다. 그녀는 매일 밤 남자의 꿈을 덮친다.
끌어들이는 듯한 그녀의 시선은 호기심과 신성한 두려움을 뒤섞어버리면서 남자를 매혹시켰다. 그녀가 남자에게 말을 건다. ‘나는 타이가를 떠도는 정령인 동시에 여성인 아야미입니다. 아모르 강의 가장 위대한 샤먼들의 계통을 가르치며 도와주었고, 그들에게 보조적인 정령인 ‘시웬’들을 보내주고, 주술 거는 법을 그들에게 가르쳐주었습니다. 이제 당신 차례입니다.’”
그러나 남자는 여성의 제안을 거부하면서 그녀를 쫓아내기 위해 소리를 질러댔다. 그녀를 악마라고 생각하고 공포에 사로잡힌 남자는 매일 밤 자신에게 사랑을 이야기하러 오는 아름다운 여성을 피해 타이가로 달아났다. 어둠 속, 심지어는 멀리 위치한 동물들 그림자에서도 남자는 그녀를 알아보았다.
기진맥진해버리자 여자는 그가 곧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고 이야기해준다. 마침내 남자는 정령이자 여성을 부른다.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하시오.” 그녀는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힘으로 그를 사로잡는다. 눈에 보이는 세계의 형태들 이면에 숨어있는 힘을 그에게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그런 다음 샤먼의 옷 위에 수호의 상징들을 꿰매는 방법, 영혼을 비상시키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남자는 위대한 샤먼이 된다. 실제 삶 속에서 그가 자신의 여자를 만나게 될 때까지.
이야기 뒷부분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으련다. 에로티즘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분들을 위해 이번에는 최초의 샤먼 고수(鼓手) 이야기를 꺼내자. 최초의 인간인 ‘까마귀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비가 끊임없이 내리고 있었다.
식량을 썩게 만들고 있는 홍수때문에 아이들이 위험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한 까마귀가 깃털 외투를 입고 창조주가 무엇을 만들었는지 알아보러 날아갔다. 구멍을 통해 하늘로 날아간 까마귀는 흠뻑 몸이 젖은 채 낭니니넨 하늘집 근처에 도달했다. 천둥소리와 유사한 큰 소리가 집으로부터 새어나왔다.
하지만 코르보가 다가가자 소음과 비가 그쳤다. 벽 구멍을 통해 바라보자 아내인 ‘구름 여자’ 근처에서 졸고 있는 듯한 위대한 정령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까마귀냐?”라고 순진한 위대한 정령이 말했다. “들어오게나. 우리를 방문해줘서 고맙네.” 창조주는 까마귀로부터 홍수 이야기를 듣고는 짐짓 놀란 태도를 취한다. 그런 다음 설거지하느라 물을 너무 많이 쓴 아내를 꾸짖었다. 까마귀는 무엇에 뭐가 뭔지 모른 채 부부 곁을 떠났다.
설거지물이라고? 그가 등을 돌리자마자 홍수와 소란이 또 일었다. 까마귀는 전지전능한 창조주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작은 날벌레로 변모한 후 하늘집에 몰래 잠입한다. 까마귀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위대한 정령이 아내의 팽팽한 음부를 때리기 위해 바게트 형상의 페니스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구름 여자의 성기에서는 시냇물이 하늘 구멍을 통해 흘러내렸다. 천상의 부부는 극도의 쾌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비가 그치지 않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었다. “내가 그걸 중지시켜야지!”라고 까마귀가 뇌까렸다.
주문을 외면서 까마귀는 천상의 커플을 깊은 잠 속에 빠뜨렸고, 부리로 그들의 성기를 갈라 둥지 위에 그것들을 말렸다. 잠에서 깨어나자 위대한 정령은 놀라고 만다. “소시지와 비슷한 자기 페니스와 바싹 말라버린 아내 음부를 되찾은 것이다. 그는 북을 두드리기 시작했으나 소리가 예전과 같지 않았다.
소리가 훨씬 더 날카롭고 건조했던 것이다. 더 이상 물은 흐르지 않았다. 오히려 북소리는 구름을 내쫓아버렸다. 천상의 커플은 덜 즐겁다 생각하면서 싫증을 낸다. ” 까마귀가 사랑에 빠진 자들이 나누는 음탕한 향연에 승리를 거둔 것일까? 그와는 거리가 멀다. 여러 날이 지나자 천상의 성기들은 원래의 축축함을 되찾았다.
창조주가 자신과 아내의 지복(至福)을 위해 북을 두드리기 시작하자 지구상에서는 또 다시 홍수가 범람했다. 이번에도 까마귀는 하늘에 올라간 후 그들의 성기를 잘라 말린다. 그러자 신들 역시 그것들을 제자리에 돌려놓는다. 3일마다 매번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세르팡 아 플륌(Serpent a plumes)’ 페스티벌은 2010년 3월 10일부터 14일까지 열린다. 아나코(Anako) 유람선은 빌레트 운하에 소재해 있는데, 주소는 파리 제19구 케들라센(quai de la Seine) 61번지이다.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리케, 스탈린그라드, 조레스 역에 내리면 된다. 가격은 8유로와 4유로. (이미지는 3D일러스트레이션 작가 이소아의 ‘바다요정’)
글=아녜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 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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