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IPSF 주관 ‘나눔 캠페인’ 폭발적 호응

맨발로 다니는 모습 가슴아파 초·중·고 88개교 기부운동 참여

안신는 운동화·축구공등 모아 지난 1년간 트럭 6대분 전달

지난 20일 서울 대치동 대명중학교 체육관. 낡은 운동화를 가슴에 품은 학생 130여명이 줄을 지어섰다.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축구경기를 할 때마다 신던 검은색 축구화, 생일 선물로 받은 보라색 여학생용 운동화, 초등학교 때부터 사용한 야구 글러브 등 학생들이 가져온 낡은 운동용품엔 저마다의 추억이 담겨 있었다.

서울시교육청이 사단법인 국제피스스포츠연맹(IPSF)과 지난해 10월부터 전개하고 있는 ‘희망의 운동화’ 나눔 캠페인이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캠페인이 시작된 지 1년이 채 안 됐지만 초등학교 47곳, 중학교 25곳, 고등학교 16곳 등 88개교 학생들이 기부에 참여했다. 이제까지 전달된 운동용품은 운동화 1만2000켤레, 유니폼ㆍ야구글러브ㆍ축구공 1000여 점 등 1t 트럭 6대가 꽉차는 분량이다.

기부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마음은 순수했고 또 진지했다. 김세희(14ㆍ대명중1) 군은 “영화 ‘울지마톤즈’에서 아프리카 아이들이 맨발로 축구를 하다가 다치는 장면을 봤다.

1만2000켤레의 헌 운동화가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줬다. 맨발로 뛰어야 했던 아프리카 아이들은 서울 대명중 학생들이 기부한 헌 운동화를 신게 됐다.
1만2000켤레의 헌 운동화가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줬다. 맨발로 뛰어야 했던 아프리카 아이들은 서울 대명중 학생들이 기부한 헌 운동화를 신게 됐다.

그 친구들이 내가 준 신발을 신고 달리면 다치지 않을 것 같아 운동화를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여학생용 운동화를 기부한 권해빈(14ㆍ대명중1) 양은 “아프리카의 여자 친구들도 마음껏 운동하고 뛰어다닐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부를 했다”고 털어놨다. 야구 글러브를 기부한 방현석(14ㆍ대명중1) 군은 “야구선수가 꿈인 친구에게 내 글러브가 전해졌으면 좋겠다”며 해맑게 웃었다.

이교식(56) 대명중 교장은 “해외 아이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동전기부를 하는 등 아이들이 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봉사와 기부에 눈을 뜰 수 있도록 많은 경험을 해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오정훈(50) 체육건강과 장학사는 “스포츠에는 경쟁이나 승리보다 나눔과 협동의 정신이 깊게 새겨져 있다. 아이들이 이런 나눔을 통해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배우길 바라는 마음에 시작하게 됐다”며 “전문운동화업체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헌 운동화를 기부하면 학용품을 제공하는 등의 기부 독려 캠페인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ㆍ이슬기 인턴기자> sjp10@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