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29일 막을 내린 ‘지산밸리록페스티벌 2012'이 3일간 총 10만 1천 여 관객이 운집하며 지난해 9만 2천 관객 수를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로 펼쳐졌다.
특히 올해 1월 라디오헤드가 처음 내한하며 지산록페에 참가한다는 소식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은 지산밸리록페 2012는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스톤로지스까지 합류해 기대와 관심을 높였다.
이런 기대는 지난 27일 막을 올린 지산밸리록페 2012 첫 날부터 현실로 다가왔다. 첫날부터 역대 최대 수치인 3만 5천 여 관객과 640명을 육박하는 취재진이 몰리며 그야말로 구름 관객의 인파 물결이 형성됐다.
예정된 1시간 40분을 넘어 장장 2시간 10분의 단독 공연에 가까운 꽉 찬 무대를 보여준 라디오헤드는 오매불망 이 날을 기다린 3만 5천 여 관객들에게 흥분을 넘어 할 말을 잃게 하는 행복한 충격을 선사했다. 관객들은 “라디오헤드의 음악을 직접 들었다는 것만으로 모든 정점을 찍었다” “명불허전..눈으로 확인하지 않은 이상 느낄 수 없는 감동”이란 극찬을 쏟아냈다.
첫 날 라디오헤드 공연을 기다리던 관객들은 라디오헤드 이상의 큰 수확을 얻을 수 있었다. 바로 한국 록의 자존심인 들국화의 화려한 부활 현장을 함께 만들어 갔다는 것. 14년 만에 재결성한 들국화는 이미 40대 관객들에게는 반드시 봐야 할 필수 라인업으로 체크되었다.
그러나 이 날 40대 관객보다 더욱 열광한 것은 20-30대 관객들이었다. ‘사노라면' ‘그것만이 내 세상' 등 리메이크 곡으로 들국화 노래에 익숙했던 20-30대 층은 실제로 접한 소울 충만한 원곡의 포스에 압도당하고 말았다. 이런 젊은 관객들의 반응에 들국화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들국화는 연신 “고맙습니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둘째 날 무대에 오른 이적은 “나를 비롯해 많은 젊은 뮤지션들이 들국화의 무대에 울컥 눈물이 솟았다고 한다. 전성기 때로 돌아온 들국화 선배님들의 성대에 희망을 얻었다. 우리도 그 나이가 되어도 저런 무대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는 경의를 표했다.
들국화의 명성을 익히 아는 40대 관객들은 “들국화가 지산밸리록페를 통해 컴백한 것은 최고의 선택. 20-30대와의 소통이 한 번에 이뤄졌다”고 뿌듯해 했다. 누가 뭐래도 올해 지산밸리록페의 아름다운 꽃은 단연 들국화였다.
아울시티 음악은 이미 많은 CF를 통해 한국인들에게 친숙하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아울시티를 알지는 못했을 것이다. 지산밸리록페 관객들은 아울시티 무대에 “이런 음악이 세상에 있을 수 있느냐” 감탄을 쏟아냈다. 둘째 날 그린스테이지를 꾸민 아울시티의 무대에 관객들과 일부 평론가들은 “아울시티는 빅탑 스테이지로 보내야 했었다”고 항의(?)할 정도. 그의 무대가 끝나고 이동하는 동선에는 아울시티의 노래를 떼창하는 관객들의 여운으로 가득했다고 한다. 지산밸리록페의 국내 라인업 명성과 실력은 해외 라인업 못지 않은 면모를 과시했다. 김창완밴드부터 들국화와 같은 한국 록의 대부들이 굵직한 무대를 이끌며 넬, 버스커버스커, 몽니, 이이언 등 후배들의 파워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심야 시간 스페셜 스테이지로 마련된 레드 스테이지의 글렌체크와 이디오테잎은 관객들에게 오래도록 회자되며 내년의 도약을 기대케했다.
라디오헤드에게만 집중하기에는 너무도 아쉬운 라인업들이 대다수였다. 영국의 전설 스톤로지스는 폐막 무대를 장식하며 끝까지 음악 축제의 무게감을 지켜냈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자꾸 생각나는 무대”라 평가된 둘째 날 헤드라이너 제임스 블레이크의 무대는 록페가 무조건 열광적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바꾸기에 충분했다.
역대 최고 라인업, 역대 최대 규모, 역대 최다 관객 등 모든 면에서 역대 최강의 수준을 기록한 지산밸리록페는 작년 ‘페스티벌의 대중화’에 이어 올해 ‘세계적인 문화 콘텐츠로 도약’ 가능성을 확인했다. 재즈부터 일렉트로닉, 힙합까지 전 장르를 페스티벌 무대로 장식했다. 빅탑, 그린, 오픈, 레드 스테이지까지 총 81팀의 무대 전체가 제 시간에(심지어 라디오헤드는 6분 먼저 시작) 시작해 경이롭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외국인 관객 규모도 2010년 5%-2011년 7%-2012년 11%로 성장하며 영국의 글래스톤베리와 같이 전 세계인들이 몰려드는 세계적인 문화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자심감을 갖추었다.
하지만 밀려드는 교통을 통제하지 못한 건 숙제였다. 주최측은 임시주차장에 자가용을 주차해두고 셔틀버스를 이용할 것을 권고했지만 개인 차량을 막는 건 역부족이었다.
주최자인 CJ E&M 측은 “음악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를 아우르고 있는 페스티벌은 문화 뿐 아니라 지역경제, 관광 효과, 국가 브랜드 제고 등 상당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지속적인 투자와 꾸준한 노하우 축적으로 한국을 대표할 페스티벌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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