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48회> 모든 길은 하나로! 7

앞으로 대략 30분쯤 후에는 비행기가 요하네스버그에 착륙하게 될 것이다. 착륙 이전에는 승무원을 비롯하여 모든 승객들은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고 있어야 한다. 화장실 사용도 중지되고, 의자 등받이도 원래대로 세워놓아야 하겠지. 그런 시간을 제하고 나면… 착륙할 때까지 자유롭게 몸을 움직일 시간은 겨우 10분 정도?

“더 이상 망설일 시간이 없어요. 이젠 내 결심대로 밀고 나가야 해요.”

“결심?”

“당장 항공 보안요원에게 이 동영상을 보여주고 파파라치를 10분 내에 체포하는 거예요. 호성이와 강유리의 옷차림새를 보니 이 동영상은 방금 전에 제작된 것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렇다면… 파파라치도 이 비행기 안에 있다는 거지요.”

“전화기 속에 협박 문자도 담겨 있으니 가능하긴 합니다만….”

“파파라치가 동영상을 우리나라 방송국으로 전송하기 전에… 엔테베 특공대처럼 불시에 들이닥쳐서 그들을 체포해야지요. 현행범으로!”

“당사자들인 유호성, 강유리… 이 애들부터 먼저 만나서 확인한 뒤에 일을 벌여도 늦지 않다니까요?”

“그 애들을 당최 만날 수가 없잖아요? 도대체 어디로 도망 간 거야?”

“제까짓 것들이 하늘에서 뛰어내릴 수는 없잖아요? 조금 있으면 비행기가 착륙할 것이고, 그러려면 모두들 제 자리에 앉아있어야 하지요. 그때 아드님에게 자초지종을 들어보도록 합시다.”

“그 애가 누드 사진을 찍혀놓고 순순히 내 옆으로 찾아오겠어요? 어딘가 빈자리에 숨어 앉아 있다가 착륙하면 줄행랑을 놓겠지요.”

“그럼 강유리 선수부터 먼저 만나볼까요?”

“그 애를 찾으려고 벌써 1등석에 가 봤어요. 그 애도 연기처럼 사라진 지 오래예요. 이놈의 비행기는 쓸 데 없이 왜 이리 덩치만 큰 거야?”

신희영은 질긴 육포를 씹듯이 어금니로 자근자근 저작질을 해가며 이렇게 말했다. 음성이 낮은 것을 보니 참을 수 없을 만큼 화가 난 모양이었다.

“형사사건으로 비화되는 게 찝찝하지 않습니까?”

“그럼 어떡해요?”

“일단 나에게 맡기세요. 내게 생각이 있습니다.”

강준호는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이렇게 대답했다. 그는 조금 전, 제 딸인 강유리에게도 ‘생각이 있으니 걱정 말라’고 했다. 이번에는 유리가 제 딸인지를 전혀 모르고 있는 신희영에게도 나름 생각이 있다고 했다.

“무슨 생각인데요?”

신희영이 물었다. 하지만 강준호는 부연설명을 하지 않았다. 미쳤나? 설명을 하게? 이번 사건은 잘 매만지기만 하면 대박이 날 조짐을 안고 있었다. 드디어 제 딸 강유리의 이름을 인터넷 검색어 1위로 만들 수 있는… 대박!

“일단 분을 푸시고… 얌전히 계세요. 범인을 잡으려는 욕심에 보안요원을 부르는 순간 비행기 안은 난리 북새통이 될 겁니다. 자칫하면 현지 공항경찰이나 남아공 경찰이 개입될 수도 있어요. 시끄러워져서 안 돼요.”

“그럼 어쩌라고!”

신희영은 눈물을 글썽였다. 그러나… 어쩌긴 뭘 어째? 강준호는 대박 조짐을 보이는 이 동영상을 한국 방송사에 따끈따끈한 채로 넘기고 싶을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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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