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헌금 수사 어떻게
조기문씨 관련혐의 부인 불구 정동근 주장쪽으로 무게 실려 홍준표 전 대표 등 수사 주목
새누리당 공천헌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공천헌금 의혹 주체인 현영희(61) 의원을 6일부터 7일 새벽까지 철야 소환조사하면서 주요 관련자 4명에 대한 직접 조사를 일순했다. 현 의원을 비롯해 현 의원에게 돈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현기환(59) 전 의원, 돈 전달 브로커인 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 조기문(48) 씨 등은 외곽에서 주장한 대로 검찰 조사에서도 관련 혐의를 대체로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무게추는 이미 현 의원의 전 수행비서인 제보자 정동근(37) 씨의 주장 쪽으로 기울고 있다. 혐의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형국이다.
▶수사 1라운드: 현영희 찍고 현기환까지=검찰은 ‘돈을 줬다’는 현 의원을 6일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사실상 피의자로 전환했다. 사법 처리가 유력해진 상황이다. 검찰은 또한 현 의원이 당내 특정 계파 의원들에게 300만~500만원씩 차명으로 불법 후원금을 전달했다는 선관위 수사 의뢰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어서 현 의원이 받게 될 혐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돈을 건네받았다’는 현 전 의원은 아직 참고인 신분이나 수사 중 언제든지 피의자 신분으로 바뀔 수 있다. 검찰은 현 전 의원이 대포폰을 사용해 브로커 조 씨와 통화하고 문자메시지를 교환했으며, 돈이 오갔다는 올 3월 15일 당일 브로커 조 씨와 동일 휴대폰 기지국 200m 이내 범위에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 속도가 빠른 편이긴 해도 난제는 있다. 특히 올해 3월 15일 현 의원이 당시 수행비서였던 제보자 정 씨를 통해 브로커 조 씨를 거쳐 현 전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은색 쇼핑백 속에 든 돈의 실체는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정 씨는 “현 의원이 남편 사업체로 나를 부른 자리에서 쇼핑백을 가리켜 ‘3억원’이라고 말했다”고 진술했지만 “세어 보지는 않았다”고 실토했다. 이런 가운데 현 의원은 아예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정 씨를 만난 적이 없다던 브로커 조 씨는 “서울역에서 만나 돈을 받은 것은 맞다”면서 “그러나 3억원이 아닌 500만원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간 돈이 ‘0원에서 3억원까지’ 오락가락하고 있는 셈이다.
검찰 관계자는 7일 “사건 당사자와 관련자에 대한 광범위한 계좌 추적 등 수사 기법을 동원해 현금 흐름과 규모를 확인하고 있다”며 “현금 액수 규명은 사법 처리 수위를 결정하는 데 직결되는 만큼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라고 밝혔다.
▶수사 2라운드: 홍준표 찍고 누구까지?=검찰은 일단 현 전 의원에 대한 수사가 일단락되는 대로 현 의원에게 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수사 의뢰된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착수할 방침이다. 홍 전 대표 역시 “공천에 힘 쓸 위치에 있지 않았다”며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선관위로부터 넘겨받은 자료와 정 씨의 비망록 등을 토대로 현금 수수 흐름을 캐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번 사건과 별도로 부산 모 지역구 유력 정치인 A 의원이 거액의 정치자금을 현 의원에게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조만간 A 의원을 참고인성 피혐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검찰은 현 의원이 은색 쇼핑백에 담았다는 거액의 자금 외 별도로 조성한 금액을 A 의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다.
수사 대상이 선관위의 고발, 수사 의뢰 대상을 넘어 확대될 조짐을 보이는 데 대해 우려도 제기된다. 이런 시각을 의식한 듯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을 액면 그대로 봐 달라”며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거나 확대 해석하지 말아 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이번 수사가 비록 이 당 특정 계파 전체의 공천 관련 의혹을 파헤치는 쪽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희박하더라도 몇몇 거물급 정치인이 추가로 수사선상에 오를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용직 기자> /yjc@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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