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은 92.5%가 銀 금속광물가치 80만원도 안돼…경매 땐 은퇴 이후 삶 · 매매 이유 · 사용 출처 등 따라 가격 ‘하늘과 땅’

올림픽 금메달 가치 스토리에 달렸다?
올림픽 금메달 가치 스토리에 달렸다?

온 국민이 올림픽 금메달에 울고 웃는다. 우리 선수들의 예상밖 선전으로 통산 금메달 100개를 달성했고

당초 목표였던 런던올림픽 금메달 10개도 가볍게 넘어섰다.

열대야의 더위도 금메달 소식 하나면 싹 날아가고 석연치 않은 오심으로 메달이 날아가 버리면 한여름의 밤은 더 덥고 더 길어진다. 4년 노력의 결실인 올림픽 금메달은 어떤 가치가 있을까?

▶올림픽 금메달은 얼마짜리?=올림픽 금메달이 순금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잘 알려져 있는 금메달은 6g그램의 순금으로 도금되어 있다. 우리 식으로 생각하면 한 돈 반짜리 반지쯤 되는 셈이다. 금메달의 속은 은으로 채워져 있다. 92.5%가 은이다. 그럼 원가는 얼마나 될까? 예전에 비해 금, 은값이 많이 올라 메달 제조비가 훨씬 많이 들어간다. 원래 올림픽 금메달은 지름 60㎜ 두께 최소 3㎜ 이상이면 된다. 하지만 영국 조각가 데이비드 왓킨스가 디자인한 런던올림픽 금메달은 역대 올림픽 중 가장 크게 만들어졌다. 두께 7㎜ 지름 85㎜ 무게 400g이다.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 당시 금메달의 17배나 된다. 제조원가로도 역대 최고가인 706달러다. 우리 돈으로는 80만원 가량 된다. 물론 올림픽 금메달을 금속광물 가치로만 볼 수는 없다. 디자인과 희소성 등을 따지면 그 가치는 계산하기 쉽지 않다.

▶펠프스는 금부자?=남들은 단 한 개도 따기 어려운 올림픽 금메달을 혼자서 18개나 독식한 선수가 있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다. 펠프스는 2004 아테네올림픽 6관왕, 2008 베이징올림픽 8관왕, 그리고 이번 런던 올림픽 4관왕이다. 무려 18개의 금메달이니 도금된 6g씩의 금을 합하면 무려 108g이다. 금 한 돈이 3.75g 이니 거의 30돈이나 된다. 석 돈짜리 금반지를 열 손가락에 다 낄 수 있는 셈이다.

그런데 펠프스가 금메달을 녹여 금반지로 만들어 낄 리 만무하겠지만 한다 해도 좀 모자랄 상황이다. 잃어버린 금메달이 있어서다. 펠프스는 지난 2010년 인터뷰에서 “금메달 중 한 개가 도대체 어디 갔는지 찾을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너무 많으면 관리가 잘 안되나?

올림픽 금메달 가치 스토리에 달렸다?
올림픽 금메달 가치 스토리에 달렸다?

▶금메달 한 개를 따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올림픽 금메달 한 개를 따는데 비용은 얼마나 들어갈까? 척 봐도 계산이 잘 안 나오는 질문이다. 몇 년간 또는 10년 넘게 지속적으로 키우고 연마한 결과가 금메달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행정과 재정, 훈련시설과 숙소, 대회 출전, 지도자와 선수들을 위한 복지사업 등 다양한 측면에서 많은 돈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걸 금액으로 환산한 논문이 하나 있긴 하다. 한국체육과학연구소는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결과를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올림픽 금메달을 하나 따는 데 188억원의 돈이 들어갔다고 계산했다. 당시 우리 선수들이 8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니 그간 몇 년간 들어간 비용이 1500억원도 넘는다는 얘기다.

▶금메달에 따라오는 경제적 이익은?=돈만 바라고 올림픽에 참여하는 선수는 없겠지만 올림픽 금메달이 가져다 주는 경제적 이익은 결코 적지않다. 각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에게 포상금을 준다. 우리나라는 6000만원 가량인데 그보다는 연금이 더 짭짤하다. 금메달이면 월100만원이 나온다. 요즘 은행금리가 기껏해야 4% 정도니 3억원을 은행에 넣어두고 이자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다. 죽을 때까지 절대 없어지지 않는 정기예금 3억원인 셈이다. 화수분도 그런 화수분이 없다.

금메달리스트라는 경력으로 인한 프리미엄은 경제적 가치를 따지기 어렵다. 방송해설자, 사회체육 강사, 선수단 코치ㆍ감독 등 장래 직업 선택의 길은 한결 넓고 매끄러워진다.하지만 이 많은 것도 남자선수들의 병역면제란 혜택에 비하면 작은 이익에 불과하다. 특히 프로라면 더욱 그렇다. 박찬호 박지성 이승엽 등이 올림픽 메달로 병역면제를 받지 못하고 3년여를 묶였다면 지금 그들이 가진 빌딩이 좀 더 작아졌을 것이다. 홍명보 축구대표팀이 지난 5일 축구종가 영국을 물리치고 4강에 들었을 때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자축하며 부른 노래는? 승리의 찬가 뭐 이런 게 아니고 ‘이등병의 편지’였다.

▶금메달을 팔 때 가격은 하늘과 땅차이=귀한 물건은 진정한 주인을 만나 제자리에 있을때 가치를 인정받는다. 올림픽 금메달도 마찬가지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올림픽 금메달이 매물로 돌아다니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이베이닷컴(Ebay.com) 등 온라인 경매 사이트에선 올림픽 금메달을 비롯한 기념품 경매를 하기도 한다. 그 가치는 얼마나 될까? 결론부터 보자면 어떤 이유로 어떻게 팔려지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격)는 하늘과 땅 차이다.

올림픽 금메달 가치 스토리에 달렸다?
올림픽 금메달 가치 스토리에 달렸다?

우선 선수 이후 인생에 실패한 금메달리스트들이 생활고 때문에 내놓은 금메달이 경매에 나온 경우 대략 수천달러를 넘기지 못한다. 지난 2002년에는 84년 LA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금메달이 2500달러에 팔렸다. 1980년 미국 아이스하키팀 금메달 리스트 마크 웰스는 병원비가 없어서 금메달을 경매에 붙였는데 2010년 한 목장주가 31만달러에 사 간 적이 있다. 3억원대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하지만 10억원 넘는 거금에 팔린 금메달도 있다. 현역 프로권투 헤비급의 최강자(4개 기구 통합챔피언)인 블라디미르 클리츠코가 내놓은 금메달(96년 애틀랜타올림픽 권투 헤비급)이 지난 3월 100만달러에 팔렸다. 이유는? 자신의 조국인 우크라이나 불우 청소년들을 위한 기금으로 자선단체에 기부한 것이기 때문. 뜻이 좋으면 가치도 그만큼 높아지는 법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클리츠코에겐 중요한 추억과 가보일 테니 좋은 일에 동참한 것에 만족한다며 금메달을 낙찰받은 사람이 곧바로 클리츠코에게 돌려줬다는 점이다.

권용국 부국장겸 선임기자/kwon@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