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개발 슈퍼섬유 듀폰과 소송전 美법무부 2차전지업체 담합여부 내사
국내 화학업체들이 미국과의 잇단 ‘법정 다툼’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근 2차전지 등 미래 신성장동력이 되는 화학업계의 고부가가치 기술을 놓고 한국과 미국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데다, 일부 분야의 경우 세계 시장 점유율에서 국내 업체들이 수위이거나 상위권에 속하는 등 최근 급격히 발전한 한국의 화학산업을 미국이 견제하려는 것이 이유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강철보다 5배나 강하고 불에 잘 타지 않아 방탄용이나 광케이블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이는 차세대 첨단 섬유 ‘아라미드(Aramid)’의 영업비밀 침해 여부를 놓고 미국 화학기업 듀폰과 법적 소송을 진행 중이다.
듀폰은 2009년 2월 코오롱이 퇴사한 자사 엔지니어와 판매책임자를 고용해 영업비밀을 빼낸 뒤 미국 현지에 방탄섬유 공장을 건설하는 등 업무를 방해했다며 미국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9월 1심 법원은 영업비밀 침해가 인정된다며 코오롱에 9억1990만달러(약 1조120억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고, 코오롱은 즉각 항소해 현재 심리가 진행 중이다.
코오롱은 1979년부터 2000억원을 투자, 2005년 국내 최초, 세계 세 번째로 관련 독자 기술을 완성했다. ‘아라미드’ 생산량을 지난해 5000t까지 늘리면서 매출액은 900억원, 시장 점유율은 10%까지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코오롱이 점유율을 높여가자 위기의식을 느낀 듀폰이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법무부는 한국과 일본의 2차전지 생산업체를 대상으로 소형 전지 담합 여부를 내사하고 있다. 이 중 한국 업체는 세계 시장 1위인 삼성SDI와 3위인 LG화학이다. 두 회사의 올 1분기 세계 시장점유율을 합하면 43.4%로, 절반 가까이 된다.
미국의 2차전지 업체인 에너1(Ener1)은 한국 기업들과 맞서다 지난 1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또 다른 미국 업체인 A123시스템도 고전 끝에 이달 초 중국 기업에 매각됐다. 공교롭게 미국 법무부가 조사에 들어간 시점이 에너1이 경영난을 겪기 시작한 지난해다.
또 LG화학은 지난 2월 고부가 탄성중합체인 ‘엘라스토머’ 기술과 관련해 미국 다우케미칼(이하 다우)과 벌인 특허 소송 1심에서 2년여간 법리 공방 끝에 승소했다. 다우는 2009년 12월 서울중앙지법에 LG화학의 ‘엘라스토머’ 제품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다.
‘엘라스토머’는 탄성을 가진 고부가가치 플라스틱 제품으로, 자동차용 범퍼의 충격보강재나 기능성 신발, 건물의 차음재 등에 사용된다. 다우와 LG화학 등 세계에서 4개 업체만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신상윤 기자>/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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