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양그룹 사기담 언론 첫 소개 北측 관리 뇌물 요구등도 밝혀 북한 부인불구 투자 악영향전망
최근 중국 시양(西洋)그룹의 북한 투자 사기담이 중국 언론에 의해 대대적으로 공개되면서 중국 내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업체는 대북 투자에 대한 감회를 한마디로 “한바탕 악몽이었다”고 표현했다.
중국 기업의 대북 투자 실패담이 이처럼 언론에 낱낱이 소개된 것은 처음이다. 북ㆍ중 간 경협관계에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북한이 시양그룹 사건과 관련해 “해외(중국) 언론이 과장 보도했다”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랴오닝(遼寧)성에 위치한 시양그룹은 중국 동북지역 최대 민영기업으로 꼽힌다. 이 기업은 지난 2007년 철광석을 가공해 함유량 60% 이상의 고급품으로 만드는 선광 공장을 북한에 세우기로 했다. 투자금 3800만달러로, 북한 최대 규모의 외국인 투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어렵사리 공장을 완공하고 3개월의 조업 끝에 고급 분광 3만t가량을 생산하는 데 성공하자 북한의 태도는 돌변했다. 임금인상, 토지사용료 등 각종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시양그룹이 이를 거부하자 계약을 파기했다.
시양그룹은 “생산라인 보호를 위해 직원 20명을 북한에 남겨뒀으나, 지난 2월 무장 군인들이 갑자기 들이닥쳐 버스에 태워 중국으로 추방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북한의 사기 행각뿐만 아니라, 북한 측 관리들의 뇌물수수ㆍ성접대 요구 등 비리 사실까지 까발렸다.
중국 내 파장이 커지자 북한은 5일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시양그룹이 북ㆍ중 경제협력을 이간질시키고 있다면서 이 기업이 투자 의무의 50%만 이행해 계약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북한문제 전문가인 필립 박은 FT에서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느끼는 불안감”이라면서 “북한 정권은 해외 투자자가 북한의 자원을 사용하고 있고 이는 북한 정권의 수중에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한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들의 대북 투자에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중국 네티즌들은 북한이 한국 현대그룹의 자산을 몰수하고 직원을 추방한 것과 다를 게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FT는 최근 북ㆍ중 경협이 최근 한층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북한의 대외무역 가운데 중국이 89%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달 장성택 북한 국방위 부위원장의 중국 방문 때 경제협력을 논의한 점을 예로 들었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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