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다음달 26~31일 오후 3시30분에서 7시 사이 3차 발사…두번의 실패에도 꿈은 계속된다

첫 한국형 우주 발사체 나로호(KSLV-Ⅰ)의 3차 발사 예정일이 잡혔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관례상 발사 예정일은 발사 가능기간의 첫 번째 날인 다음 달 26일, 발사 예비일은 다음 달 27~31일이다. 최종 발사일은 향후 기상상황 등을 고려, 발사 예정일에 임박해 확정된다.

발사 시간대는 연구원들의 밤샘 작업에 따른 피로로 인한 인적 오류를 피하기 위해 오후 3시30분~7시로 결정됐다. 나로호는 다음 달 26~31일 오후 3시30분에서 7시 사이에 한국 우주 발전의 꿈을 이루기 위해 세 번째로 비상(飛翔)을 시도하는 것이다.

한국은 2009년과 2010년 두 차례,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나로호 발사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1차 발사 때에는 상단 페어링의 비정상 분리가 원인이었다. 이는 로켓 발사 때 다반사로 있는 일이어서 과학계에서는 “운이 나빴다”고 했다.

하지만 호기롭게 도전한 2차 발사에서 나로호는 불과 2분여 만에 폭발하고 말았다. 아직도 정확한 발사 실패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러시아가 제작한 1ㆍ2단 로켓 분리 볼트 결함으로 추측될 뿐이다. 이는 한국의 발사체 기술이 미약한 것이 원인이다. 러시아 기술을 통해 나로호를 쏘아올리면서 로켓 관련 기술을 터득하는 ‘퀀텀 점프’ 상식을 채택했지만, 아직 기술 수준은 ‘걸음마 단계’다.

노경원 교과부 전략기술개발관은 “나로호 발사는 한국형 발사체 사업을 위한 과정”이라며 “이번 발사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끝나는 것이 아니고 바로 한국형 발사체(KSLV-Ⅱ) 사업으로 전환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이 실패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나로호를 마지막 기회인 3차 발사를 통해 쏘아올리는 이유다. 우리 힘으로 로켓을 만들어 발사까지 해내는, 진정한 ‘우주 독립’의 꿈을 이루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 도움을 받은 나로호 말고도 지난 5월 발사된 아리랑 3호는 일본 기술로 발사됐다.

▶미국 등 우주 강대국도 발사 실패 ‘다반사’=우주 강대국들도 발사에 실패하는 것이 우주 발사체다. 1800여개의 위성을 발사한 미국은 승무원 7명 전원이 사망한 우주왕복선 챌린저호(1986년)와 콜럼비아호(2003년)에서 실패를 맛봤다.

구 소련 때부터 3600여개의 위성을 쏘아올린 러시아도 지난해 11월 화성탐사선 ‘포보스-그룬트’를 발사했다가 태평양에 추락시킨 전례가 있다. 지구 중력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은 그만큼 쉽지 않다.

일본도 4차례 발사 실패 이후에야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인도의 첫 번째 우주 발사체 개발 책임자였던 압둘 칼람 전 대통령은 첫 발사 실패를 극복하고 1980년 재발사에 성공하여 국민적 영웅이 되었으며, 후일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미국의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유인 달탐사를 선언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NASA(미국 항공우주국)를 설립해 국력을 다해 지원했다. 이는 1969년 아폴로 11호의 쾌거로 이어졌다. 미국의 우주과학은 아폴로 사업과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러시아, 프랑스, 독일, 일본, 인도 등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전담 우주항공개발기관을 설립하여 집중 육성하고 있는 이유도 그만큼 거대과학 기술이 어려운 동시에 그 국가의 과학기술계에 대한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100% 국내 기술로 위성 제작 가능=한국의 우주개발은 1992년 우리별 1호(50㎏급 과학위성) 인공위성 개발로부터 시작되었다. 카이스트(KAISTㆍ한국과학기술원) 인공위성센터 소속 젊은 대학원생들이 영국 서레이대학에 유학을 가서 이뤄낸 성과였다.

실용급 위성 분야에서는 1999년 다목적 실용위성 1호를 미국의 TRW사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개발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해상도 1m의 다목적 실용위성 2호를 2006년 성공적으로 개발하였다.

2010년에는 2.5t급 정지궤도 위성인 통신해양기상위성(천리안)을 개발하여 성공적으로 운용 중에 있다.

천리안 위성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국민 생활에 밀접한 기상위성을 처음으로 보유하게 되었으며, 나아가 세계 최초로 정지궤도 해양 탑재체와 Ka 밴드의 통신 탑재체를 탑재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동안 인공위성 분야는 눈부시게 발전한 대표적인 성공 분야였다.

지난 5월에는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3호가 성공적으로 우주 공간에 안착하며, 한국은 세계 4번째로 서브미터급(해상도 1m 이하) 위성 운용국이 됐다.

현재 군사용이 아닌 민간 지구관측 위성으로 서브미터급 위성을 운용하는 나라는 ▷이스라엘(80㎝급) ▷미국(50㎝급) ▷유럽(50㎝급) 등 3곳에 불과하다. 올해 안에 해외(러시아 야스니)에서 ‘과학위성 3호’와 ‘아리랑 5호’의 발사도 예정돼 있다.

▶걸음마 단계 발사체 기술 터득 ‘급선무’=하지만 위성 분야의 눈부신 성과에 비해 우주 발사체의 길은 아직도 멀다. 우주 발사체가 핵무기 및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의 운반체로 사용될 가능성을 갖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기술이전을 금지하는 상호감시체제(MTCRㆍ미사일 기술통제체제)를 구축하고 있기에 기술이전이 어려운 것이 원인이다.

나로호 개발은 러시아와의 국제협력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제한된 분야의 협력이다. 러시아는 한국의 위성 발사 성공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 실제로 ‘아리랑 3호’는 100% 순수 우리나라 기술로 제작된 무게 980㎏의 첫 실용위성이다. 해외 협력을 받았던 ‘아리랑 1ㆍ2호’와 달리 항공우주연구원과 (주)한국항공우주산업, (주)대한항공, (주)한화, (주)두원중공업, 쎄트렉아이 등 ‘100%’ 국내 기업들의 힘으로 제작됐다.

그러나 ‘아리랑 3호’의 발사체는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이 개발한 ‘H2A’ 로켓이었다. 당시 일본 우주 전문가들은 “한국의 로켓 기술이 일본의 1960년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평가했다.

물론 다음 달 나로호 3차 발사가 성공한다고 해서 한국이 우주 발사체 기술을 완벽하게 터득한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기술 연마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퀀텀 점프’ 방식을 택한 만큼 러시아와 약속된 세 번의 나로호 발사 기회를 모두 이용, 성공시키는 것이 한국이 우주 강대국으로 거듭나는 길이다. 처음으로 확보된 발사장인 나로우주센터에서 로켓 시스템과 설계기술, 발사 운용과정 등에서 경험을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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