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대법원이 아동과 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폭행 또는 성추행 사건에 잇따라 실형을 내리며 엄벌 의지를 드러냈다. 성인 대상 성폭행 사건에서도 반성 기미가 없는 피의자에게는 중형을 내렸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는 여야를 유인해 자신의 화물차에 태우고 상반신을 만지는 등 성추행한 화물차 기사 김모(49) 씨, 청소년을 DVD방으로 끌고가 성폭행한 이모(22) 씨에게 각각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 해 8월 경기도 이천 소재 한 휴게소 주차장에 자신의 화물차를 세워두고 주위를 배회하다 12살 A양을 발견하자 “하반신이 마비됐으니 도와달라”며 차량으로 유인해 피해자가 도망치기까지 5분간 범행을 저지른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 13세미만 미성년자 강간 등)다. 이 씨는 지난 해 12월 인천 부평구 길에서 만난 16세 B양을 “말을 듣지 않으면 남차진구를 때리겠다”고 협박해 DVD 방으로 끌고간 뒤 강제로 성폭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강간 등)다.

김 씨에게 이 씨와 같은 수준의 형량이 내려진 데 대해 “저지른 폭력과 추행 정도가 심하지 않은 편이지만 범행 수법이 지능적이고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다는 점이 양형에 고려됐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반면 같은 재판부는 지난 해 1월 인천 연수동에서 자신의 나이를 19세라고 속이고 함께 노래방에서 술을 마신 14세 C양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상반신을 만지는 등 추행한 최모(37) 씨에게는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피해자와 합의하지 않았으나 범행 정도가 비교적 약하다고 봤다.

이들 3명은 5년간 신상정보 공개 및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 명령이 내려졌고, 김 씨에게는 6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이 추가됐다.

대법원은 이와 함께 두 차례에 걸쳐 성인 여성을 납치,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강간 및 강도상해, 공동감금 등)로 재판에 넘겨진 또 다른 김모(28), 이모(27) 씨의 상고심에서도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들은 지난 해 10월 경기도 화성 소재 빌딩 지하주차장에서 차에 시동을 걸던 여성 D(33) 씨를 납치, 신용카드에서 2000여 만 원을 빼앗고 모텔로 데려가 번갈아 성폭행했다. 이들은 불과 같은 달 불과 일주일 뒤 고양시 한증막 사우나 주차장에서는 여성 E(38) 씨를 납치해 현금 등을 빼앗으며 반항하는 E씨를 칼로 찌르는 등 범죄를 저질렀다.

재판부는 “피해자 D 씨가 이들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고 합의서와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지만 피고인들 모두 피해자를 강간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등 반성의 기미가 없다”며 이들의 상고를 기각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화장실에 들어가는 여성을 뒤쫓아 들어가 성폭행하고 범행 장면을 휴대전화 캠코더로 녹화한 모 공기업 직원 최모(35) 씨에 대해서는 피의자와 합의했고 음주 만취 상태로 범행한 점을 감안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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