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드라마‘ 응답하라 1997’ 신원호PD가 말하는‘ 왜 90년대인가’

문화 소비욕구 왕성 시대 15년의 시간 같이 보낸 이들 동료의식·연대감 통해 위로

사투리로 아련한 정서 살려 90년대 명곡들 몰입도 높여

18일 끝나는 화제의 드라마 tvN ‘응답하라 1997’은 복고풍 드라마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90년대를 회고하는 복고형 영화에 ‘건축학개론’이 있다면, TV 드라마로는 ‘응답하라 1997’이 있다. 케이블 채널로는 높은 시청률이 나왔지만 반응과 의미는 그 이상이었다. ‘응답’의 신원호<사진> PD를 만나 왜 90년대인지, 90년대를 바라보는 현재적 관점 등을 들어봤다.

-1990년대 후반을 어떻게 바라보았는가.

“시대도 중요하지만 그리워할 무엇을 찾는 게 중요했다. 90년대 후반 고교를 다니고 첫사랑을 했던 사람도 학창시절을 그리워할 때가 됐다. 1997년은 IMF와 대선 두 가지가 있었다. 그런 상황을 직전까지도 모른 채 호황기를 누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걸 모르고 살아왔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을 여유있는 ‘프티 부르주아’라고 여기며 문화에 대한 소비욕구도 왕성했다. 지금 활짝 피어있는 대중문화의 토대는 그 당시 생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복고에 편승하기만 하면 안된다 -1990년대 대중문화가 지금의 시청자를 어떻게 위로할까.

“보면서 약간 서글퍼지기는 하지만 위로가 되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 판단했다. 15년을 같이 늙어온(?) 사람들에게 동료의식과 연대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90년대를 그대로 불러온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어리고 철없는 행동일 수 있는 고교생의 팬클럽 활동이 알고 보니 중요한 대중문화의 원천이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신원호(PD)
“10대 ‘팬질’이 한국 대중문화의 원천”
신원호(PD) “10대 ‘팬질’이 한국 대중문화의 원천”

‘응답하라 1997’의 주인공 성시원(정은지)과 친구들은 ‘빠순이’다. 하지만 성시원은 당시 썼던 ‘팬픽’ 실력을 바탕으로 동국대 국문과에 진학한 데 이어 방송작가로 취직했다. 사투리를 쓰면서도 아나운서가 되길 희망했던 한 친구는 야구장 장내 아나운서가 됐다. 이는 당시 연예인을 따라다니며 했던 10대의 ‘팬질’에 대한 무한 긍정이다.

▶‘1990년대를 긍정하라’가 과거를 보는 현재적 관점 - ‘빠순이’가 왜 이렇게 잘 풀리나.

“이들을 타자로, 판타지로 보여주고자 한 것은 아니었다. 이들도 당시로는 치열한 삶을 살았던 거다. 나도 한때 영화한다고 다녔다. 그때는 다들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기회를 잡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현실적 어려움은 알지만 조심스럽게 가보자는 것이다. ”

▶부산이 아니라 사투리가 먼저 이 드라마의 주인공 정은지와 방성재 역을 맡은 이시언과 호야는 완벽한 부산 사투리를 구사해 리얼리티를 높이고 있다.

-사투리가 왜 이렇게 중요했을까.

“부산이 먼저가 아니라 사투리가 먼저였다. 불과 15년 전의 이야기라 복고를 강화시켜줄 또 다른 것으로 사투리를 선택했다. 딱딱한 표준어보다는 말맛을 살릴 수 있고 아련한 정서도 있는 사투리가 필요했다. 사투리는 디테일을 살릴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부작용도 있다. 어색해져버리면 안 하는 것보다 못하다. 그래서 자연스러운 사투리 구사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 드라마에는 부산 사투리 외에도 양파의 ‘애송이의 사랑’, 서인국 정은지가 다시 부른 쿨의 노래 ‘All for you’ 등 90년대 명곡이 인물의 미묘한 감정이 교차되는 순간 흘러나와 몰입도를 높였다.

서병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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