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경찰청이 내부 비리를 척결하자는 취지로 도입한 신고접수 민간위탁사업이 제대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신고자의 신분 보장에 대한 대책이 먼저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은 내부 비리 신고에 있어 신분노출이나 조직성원간 정서적인 이유로 경찰 조직의 부정부패를 방조했다고 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내부비리 접수를 민간에 위탁, 지난 17일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신고접수 절차를 보면 ‘사이버경찰청 경찰가족사랑방’(경찰청 웹메일로 로그인)에 마련된 신고배너를 클릭하면 외부 신고사이트(레드휘슬)로 접속된다. 먼저 실명 인증을 한 뒤 신고자가 인적사항을 공개할 지 여부를 선택하고 비리 사실을 올리면 경찰청 감사관실로 통보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신고접수를 받고 있지만, 제도를 오해해 직접적인 비리가 아닌 경우가 접수되기도 한다”며 “아직까지 부패비리로 분류된 접수건은 없다. 현재 전국 지방경찰청으로 제도의 취지를 알리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시스템상 민간 기관이 경찰 내부망과 독립적으로 신고접수를 받아 운영함으로써 일견 신고자의 신분을 보장한다는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실제 비리로 확인될 경우 처리결과를 통보받은 신고자는 감사관실에 인적사항을 통보하고 포상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제도의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

경찰청은 포상금 기준을 마련해 신고자가 포상을 신청할 경우 포상심의위원회에서 포상금 지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신분 노출이 되지 않도록 민간업체에 위탁까지하고 있지만, 신고를 장려하기 위해 내건 특진이나 표창, 포상을 우선 개인이 신청하기도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신청을 하더라도 결국 개인의 신분을 감사관실에 밝힐 수밖에 없다.

경찰청 관계자는 “특진이나 표창은 대상자를 심사해 행정발전유공이나 업무성과우수 등의 다른 사유로 수여할 계획이다. 국민권익위원회도 포상 대상자는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고 수상 내용만 발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제도 시행 초기 단계인 만큼 아직까지 포상 신청자가 없어 실제로 신청자가 나왔을 경우 어떤 문제점이 야기될 것인지, 신분 노출을 어떻게 예방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선 경찰 관계자는 “내부 비리 신고자의 신분을 보장한다는 제도의 취지는 좋지만, 누가 동료를 제보하고 포상까지 신고하겠느냐”며 “게다가 자신의 신분까지 통보를 해야하는데, 특진이나 포상을 걸고 신고를 장려한다는 발상 자체가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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