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직속 독립기관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와 애플 특허소송에서 나온 배심원 평결을 믿지 못한다고 밝혀 향후 양사 간 소송에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미국의 생산ㆍ고용ㆍ소비 등에 미치는 모든 요인을 조사하는 준사법기관이 배심원 결정을 직접적으로 비난하고 나선 것으로, 지금까지 불거졌던 공정성 논란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미 법률전문사이트 그로클로(Groklaw)에 따르면 ITC는 지난 8월 새너제이 북부지법 본안소송에서 나온 배심원 평결과 전혀 다른 판단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ITC의 제임스 길디 판사는 “왜곡된 결론에서 나온 배심원 평결을 신뢰할 수 없다. 어떤 부분은 정말 잘못된 평결이다”라고 비판했다. 당시 배심원들은 표준특허 관련 삼성전자의 특허가 소진됐다며 애플이 삼성전자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결론 냈다.

하지만 ITC가 배심원 평결을 전면 부정하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오는 12월 6일(현지시간) 열릴 평결 불복 법률심리(JMOL)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벨빈 호건 배심원장의 비행(misconduct) 등을 이유로 배심원 평결을 파기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실제 호건 배심원장은 삼성전자와 비즈니스 측면에서 우호관계였던 시게이트와의 소송 이력을 배심원 선정 당시 밝히지 않는 등 각종 자격 논란을 일으켰다.

이런 가운데 권위기관인 ITC까지 배심원 평결의 객관성을 직접 문제 삼아 향후 소송에 배심원 평결이 그대로 인용될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ITC는 또 삼성전자가 프랜드를 위반했다는 그 어떤 증거도 없다며 애플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프랜드 조항을 빌미로 삼성전자가 표준특허로 자사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하려는 애플의 전략은 ITC에서 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오는 19일(현지시간)에는 삼성전자 갤럭시 제품에 대한 미국 내 수입을 막아 달라고 애플이 제기한 주장에 대해 ITC가 예비판정을 내린다. 지난달에는 삼성전자가 애플 제품의 미국 수입을 금지시키려 했지만 실패했다.

<정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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