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식 기자]전력소비량이 또 늘었다. 산업용과 주택용, 일반용 등 모든 부문의 사용량이 골고루 늘었다. 지식경제부는 전력 사용량이 많은 기업들의 수출 실적이 좋아 전력 사용량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수출 증가가 전력대란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22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전력판매량은 작년동월대비 2.7% 증가한 378.8억㎾h를 기록했다. 이로써 월간 전력판매량은 올 2월 이후 8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력 판매량은 한국전력이 각 가정과 기업 등 고객들한테 공급하는 전력의 총량으로, 전력 사용량과 같은 의미로 통용된다.
용도별로는 산업용 3.5%, 주택용 3.5%, 일반용 1.0%, 농사용은 무려 8.2%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교육용은 2.1%나 감소했다. 지경부 측은 지난달 전력 판매량이 늘어난 주요인은 반도체와 기계 장비 등 전력 소비가 많은 기업들의 수출 증가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반도체와 기계장비업종의 전력소비량은 전년동월대비 각각 7.2%, 6.8% 늘었다. 화학제품과 자동차 업종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4.2%,2.4%의 전력 소비가 증가했다. 모두 대한민국 수출의 주력 업종들이다.
업계는 9월 전력소비량 증가에서 농업용 전기사용량이 증가한 것도 주목한다. 지난 8월 전기료 인상때 농업용도 3% 인상됐지만 여전히 주택용이나 일반용, 산업용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다 보니 최근에는 전년 동월 대비 두자릿 수 증가율을 보여왔다.
지경부 관계자는 “일반용이나 산업용 전기를 사용하던 이들마저 합법ㆍ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해 농업용 전기로의 전용이 수년 동안 이뤄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가 전체의 수요 관리를 위해 발전 용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요하지만 싼값으로 실컷 전기를 사용하려는 시도부터 줄이는 것이 기본적인 전력수요 관리”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겨울철 전력 대란에 대한 우려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7일 한국전력 국정감사서 지적된 바에 따르면 올겨울 최대 전력수요가 8018만㎾로 예상되는 반면 공급능력은 8213만㎾에 불과하다. 예비전력이 고작 100만~200만㎾인 가운데 이 마저도 산업계의 수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전기 사용량이다. 당장 올겨울에 대정전을 막으려면 수출 물량이 밀렸음에도 공장 가동률을 낮춰야할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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