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적 이미지로 사랑받아온 원자바오(溫家寶ㆍ70) 중국 총리가 3조원대 자산을 축적했다는 뉴욕타임스(NYT)의 기사를 반박하는 성명을 냈다.
28일 홍콩 언론에 따르면 원 총리 일가는 바이타오(白濤)와 왕웨이둥(王衛東) 등 베이징의 변호사 2명을 통해 전날 오후 11시께 부인하는 성명을 내며 반박에 나섰다.
호사들은 ‘원자바오 가족의 위탁을 받은’ 성명에서 원 총리의 어머니가 1억2000만달러 규모의 중국 핑안(平安)보험 주식을 갖고 있다는 NYT의 핵심 보도 내용을 부인하며, 원 총리의 어머니가 규정에 따라 받은 월급과 연금 외에는 다른 수입이나 재산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또 “NYT가 보도한 원 총리 일가의 이른바 ‘숨겨진 부(富)’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원자바오 총리는 가족들의 사업 활동에서 어떤 역할도 한 적이 없으며 가족들의 사업 활동이 원 총리의 정책 결정이나 집행에 어떤 영향을 끼치도록 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성명은 원 총리의 가족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으며 NYT의 세부 보도 내용을 일일이 반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원자바오 총리의 가족 중 일부는 사업 활동에 종사하지만, 그들은 어떤 불법적인 사업 행위도 하지 않았으며 어떤 회사의 주식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변호사들은 또 “사실이 아닌 뉴욕타임스의 다른 보도 내용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분명히 밝혀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성명은 뉴욕타임스에 전달된 것으로 보이나 뉴욕타임스는 아직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홍콩 언론은 중국 고위 지도부가 외국 언론의 보도에 대해 반박 성명을 내놓은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중국 국가 지도자가 공개적으로 외국 언론 보도를 부인한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원 총리가 ‘인민의 총리’, ‘원자바오 할아버지’의 이미지를 지키고 싶어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영국 노팅엄대 중국 전문가인 스티브 창은 “뉴욕타임스 보도는 원자바오의 평판을 크게 훼손시키는 것”이라면서 “중국 국내적으로 원자바오의 이미지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5일 원 총리의 어머니가 1억2000만달러 규모의 보험 회사 주식을 보유하는 등 원 총리의 자녀와 동생, 처남, 어머니 등의 명의로 27억달러(약 2조9567억원)의 자산이 등록돼 있다고 보도했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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