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현대ㆍ기아자동차를 비롯, 국내 완성차업계가 모두 자체적으로 연비를 측정해 통보하는 것과 달리 수입차업계 대부분은 국내 공인 시험기관을 통해 차량 연비를 측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완성차업계가 자체 측정, 신고한 연비를 사후 확인하는 시스템도 유명무실하다시피 해 자칫 ‘도덕적 해이’를 일으킬 수 있다는 허점이 지적되고 있다.
7일 자동차 업계 및 에너지관리공단 등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를 비롯해 국내 완성차업계는 모두 자체적으로 차량의 연비를 측정해 그 결과를 에너지관리공단에 통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에너지관리공단 등으로부터 측정 방식을 전달받고서 남양연구소에서 그 기준에 맞춰 연비를 측정해 결과를 에너지관리공단에 신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밖에 국내 완성차업계 모두 자체 연비 측정 시스템을 구비, 업체가 스스로 연비를 측정하는 방식을 채택 중이다.
문제는 신고한 공인연비가 사실인지 사후 관리하는 시스템이 미비하다는 점이다.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실제 사후 검증에 들어가는 차종이 전체 차종의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표본 검사 규모 자체가 작을뿐더러 설사 검사를 하더라도 오차 5% 이하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매년 수많은 차종이 쏟아지고 있음에도 5%를 초과해 연비 결과 수정이 이뤄진 경우는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연비 수치가 무엇보다 민감한 시장에서 사후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자체적으로 연비를 측정하는 건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기 쉬운 구조”라고 전했다. 에너지관리공단 측은 “지식경제부, 소비자단체 등과 협의해 사후 관리 시스템을 보안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공인연비를 측정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자동차의 제작사나 수입사가 자체적으로 연비를 시험해 그 결과를 에너지관리공단에 통보하거나, 국내 시판하기 전 KOLAS(한국 시험검사기관 인정기구)가 공인 시험 검사기관으로 인증한 국내 3개 전문 시험기관(자동차부품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석유관리원)으로부터 연비 측정을 받는다.
자체적으로 연비를 측정하는 국내 완성차 업계와 달리 수입차 업계는 대부분 공인 시험 검사 기관을 통해 측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양산 모델을 그대로 시험 기관에 보내 연비를 측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토요타 측 역시 “자동차부품연구원, 한국석유관리원 2곳을 통해 연비를 측정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시험기관이 연비 측정 결과를 5일 이내에 에너지관리공단 및 측정시험 의뢰업체에 통보하며, 의뢰업체는 이 결과를 60일 이내에 에너지관리공단에 신고하는 절차를 거친다. BMW코리아나 한국토요타 뿐 아니라 대부분 수입차 업계도 이 같은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물론 모든 수입차 업계가 이 같은 방식을 채택한 건 아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경우 독일 본사 차원에서 국내 판매 모델 연비를 측정, 신고하고 있다. 하지만 수입차 업계가 국내에 자체 측정 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본사 차원의 별도 측정이 없다면 사실상 외부 평가 기관을 거쳐야만 연비를 측정할 수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미국 등에서만 자체적인 연비 측정을 허용하고 있다”며 “연비 논란이 계속 이어진다면, 차라리 외부 기관의 평가를 받아 신뢰성을 높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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