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스토커 방지법 등 법안 마련돼야"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사랑하거나 한때 사랑했던 사람을 대상으로 살인 등의 흉악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스토킹 방지법’ 등 데이트 폭력을 막기 위한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12일, 이별을 통보받은 20대 남성이 여자친구를 흉기로 27차례 찌른 후 가방에 3일 동안 보관해 온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동작경찰서에 따르면 카카오스토리로 이별을 통보받은 A(29) 씨는 여자친구 B(24) 씨를 자신의 차안으로 불러 “헤어지는 이유를 말해주지 않으면 자살하겠다”고 협박하며 이를 말리던 B 씨를 27차례 찔러 숨지게했다. A 씨는 이후 이민용 가방에 B 씨의 시신을 넣고 경기 고양시 일산의 한 건물 지하주차장에 이틀간 방치했다.
지난달 1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는 C(33 )씨는 택배원을 가장해 전 여자친구 D씨의 집를 찾아 흉기를 휘둘렀다. 이 칼부림으로 D씨는 숨졌고, D씨의 동거남은 중태에 빠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를 원한 및 치정에 의한 살인으로 파악했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 한해 치정으로 인한 살인사건은 83건(지난 10월 31일 기준)이 발생했다. 지난해 연인간 살인 사건이 16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4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연인들간 강간ㆍ성추행은 329건, 폭행 범죄는 7194건에 달했다.
이처럼 치정을 이유로 한 살인사건 등 연인들간 범죄가 잇따르는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스토커 방지법’ 등의 법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정숙 여성아동폭력피해중앙지원단 단장은 “개방된 문화로 이성간의 교제가 활발해짐에 따라 스토킹 등 데이트 폭력의 양상이 날로 흉폭해 지고 있다”면서 “데이트 폭력을 가정폭력의 범주로 넣든, 성폭력 범주로 넣든 데이트폭력을 따로 구분지어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건이 발생했을 때 경찰이 사고 수습을 할 게 아니라 위험이 감지 됐을 때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이 담긴 스토커 방지법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웅혁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피해자가 자료를 수집해 경찰에 요청하면 보호해주는 법안이 만들어지다가 폐기됐는데 이에 대한 논의가 다시 필요하다”면서 “외국에서도 이런 문제가 빈발하자 스토커 법안이 입안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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