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성가 어려운 시대…부 대물림 컨설팅 인기

비재무적 부문까지 종합관리 ‘트루프렌드 가산 승계 서비스’등 증권사 너도나도 발벗고 나서 고액 자산가 대상 본격 서비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달 24일 일본 경제연구소 연구원을 초청해 세미나를 진행했다. 세미나에서 다룬 내용은 일본 경제가 장기 불황에 들어가면서 수동적 가업 승계에서 능동적 가업 승계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미리 계획하고 준비해서 자산을 체계적으로 나누고 관리하는, 이른바 ‘패밀리 관리’에 대한 고민을 나눈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9일 고객의 대학생 자녀를 대상으로 자본시장과 금융산업에 대한 이해를 다루는 금융캠퍼스를 진행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VIP의 경우 자녀의 투자교육에 관심이 많다”면서 “자산의 운용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자녀 교육을 고객이 먼저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 가문의 자산과 가업의 승계, 그리고 2세대 투자교육까지 맡는 ‘패밀리오피스’, 이른바 가문 자산관리 서비스가 올 들어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고액 자산가의 가업 승계 서비스인 ‘트루 프렌드 가산(家産) 승계 서비스’와 ‘100세 시대 대대손손 신탁’을 내놓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영증권 등도 고액 자산가의 효율적인 가업 승계 방법과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표참조 재무적 부문은 물론 비재무적 부문까지 종합 관리에 나선 가문 자산관리 서비스는 산업화를 거치면서 부를 쌓은 자산가들에게 과거 서구 명문가의 자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던 ‘집사’와 같은 존재가 필요해지면서 나타났다.

실제로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패밀리오피스 총괄부장은 하루에 한두 건씩 VVIP고객이 내준 ‘숙제’에 대한 회의가 잡혀 있다. 그는 “고객이 관심을 가진 재무 혹은 비재무적 부문에 대해 세무사나 부동산 및 주식투자 담당자 등과 머리를 맞댄 후 고객에게 보고한다”고 말했다.

VVIP고객의 자녀도 소홀할 수 없다. 자산관리 관련 회의에 함께하는 오너의 2세도 서비스 대상이다. 가문 자산관리라는 새로운 서비스로, 과거 PB 서비스 시절 사각지대로 남아 있던 2세대 패밀리까지 관리가 가능해진 것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1980~90년대 산업화 발전 시기에 내실 있는 회사로 발전시킨 사업가 중 후계자가 업종을 물려받는 데에 의지가 있고, 오너의 개인 영향력으로 유지되기보다는 순이익 구조가 안정적인 기업이 가업 승계 서비스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의 자산관리회사들이 ‘컨설턴트비’를 받는 것과 달리 국내 ‘패밀리오피스’는 서비스비용이 따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패밀리오피스 비즈니스가 초기 단계이다 보니 아무래도 비용 책정이 어렵다”면서 “패밀리오피스가 발달한 서구의 경우, 법적 소송 등 발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에 따라 운영비 증감이 이뤄지지만 국내는 아직 그러한 수준으로 개념이 발달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성연진 기자/


yjsu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