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시간중 출강하고 비지니스석도 맘대로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책연구기관들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고 있다. 근무시간에 외부에 출강해 정규급여 외 강의 수입을 챙기는가 하면 많은 기관들이 비지니스 항공석을 제한없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008년부터 국내 대학의 국제대학원들과 진행하고 있는 ‘지역연구 활성화를 위한 공동강의 프로그램’에 강사로 나선 소속 연구직원들이 대부분 평일 근무시간에 출강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의 경우 강사로 나선 KIEP 연구직원 33명 중 3명만 평일 오후 6시 이후에 강의를 시작했다. 나머지 30명은 근무시간에 수업을 진행했다.
지난해의 경우 공동강의 프로그램 강사진 29명이 모두 KIEP 직원이고,올해도 38명 중 87%(33명)가 KIEP직원이어서 공동강의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올해 강사로 뛴 직원 33명에게 지급된 강의료는 총 2억5100만원으로 한 학기 기준 1인에게 평균 700만원(1년 기준 1400만원)이 돌아갔다.
정무위 전문위원실은 “강사의 대다수를 KIEP 연구직원으로 위촉한 것은 이를 통해 대학원 출강경력을 쌓도록 하기 위한 것이고, 근무시간 중 주기적인 출강에 따라 본연의 업무가 소홀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강사로 뛴 직원들에게 우회적인 인건비 지급이 이뤄졌고, 이를 근무시간을 활용해 변칙적으로 얻었다는 점에서 출강 연구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많은 연구기관들은 항공기 비지니스석(이코노미석 가격 대비 평균 2.2배)도 국외여비 예산으로 대거 이용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가 각 기관 소속 직원들의 비니지스 항공석 탑승횟수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에는 총 389회, 올해는 10월 현재 351회로 집계됐다.
비지니스석 탑승기준 조사 결과 일부 기관은 직급이 낮은 직원의 경우에도 비행 시간과 지역에 제한없이 비지니스석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과 올해 총 148회 비지니스석을 이용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장시간 비행일 경우’라거나 ‘특정지역 한정’이란 기준 없이 기관장뿐 아니라 연구위원들까지 이용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국토연구원, 통일연구원 등도 제한 비행시간ㆍ지역 기준을 따로 정해 놓지 않았다. KIEP는 책임전문원ㆍ행정원까지 비지니스석 이용이 가능하고 대신 ‘6년이상 근무 및 8시간 이상 소요 경우’라는 단서를 붙였다. KIEP는 같은 기간 118회 탑승횟수를 기록했다.
정무위 전문위원실은 “연구기관들이 국외항공료 편성 기준에 비해 항공료가 과다편성돼 예산 낭비의 우려가 적지 않다”며 “각 기관들은 기관간 형평성, 직위의 상응성, 업무의 특수성 등을 종합 고려해 비지니스 항공석 기준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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