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의 PS파트너’ 로 6년만에 돌아온 김아중

폰섹스 소재·노골적인 성적 표현 많지만 남녀 연애·결혼 상상 그린 로맨틱코미디 언젠간 외모 넘어 연기호평 받을날 있겠죠

“으으~으. 손가락이 거기 닿았어. 너도 꺼내 봐. 먹어도 돼? 끝까지 먹을 거야. … 더 깊게!”

영화 ‘나의 PS파트너’에서 김아중이 처음 등장해 내뱉는 것은 알 듯 모를 듯한, 이 야릇한 대사다. “발칙한 대사와 ‘폰섹스’를 소재로 한 독특한 내용에 마음이 끌려 선택한 영화”이지만 “동료 배우와 스태프, 관계자들이 다 모인 첫 리허설에선 부끄러웠다”고 배우 김아중(30)은 고백했다. 이어 “영화를 통해 내 나이대의 여성,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여성들이 가지는 감성과 일상 모든 것을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나의 PS파트너’는 ‘폰섹스(PS)’라는 단어를 제목에 내세웠고, 일부 직설적이고 노골적인 성적 대화가 등장하지만 노출 수위가 대단히 높거나 화장실 유머(음담패설)를 구사하는 작품은 아니다. 평범한 남녀의 연애와 결혼에 관한 상상을 자연스럽고 솔직하게 보여주는 로맨틱코미디다. 한 여성이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야한 농담으로 장난을 친다는 것이 휴대폰 번호를 잘못 눌러 낯선 남자와 연결이 되고, 황당하게 만난 두 남녀가 서로 각자의 오랜 연애 상대와의 갈팡질팡 속에 사랑을 엮어간다는 내용을 담았다.

김아중은 “촬영 전 A4용지 넉 장 분량의 긴 인물 리포트를 썼다”며 “내가 알고 있는 여성의 연애와 심리에 관한 분석보고서였다”며 웃었다. “남자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써서 그런지 남성 캐릭터는 현실성이 느껴졌지만, 여성 등장인물은 상상에 의존한 듯했죠. 그래서 제가 글을 써 감독님께 드렸죠. 바람피우는 남자를 눈감아 줄 수밖에 없는 심정, 투사처럼 일하고 공주처럼 사랑하는 특별한 여자가 되고 싶었지만 결국은 월급에 목매고 남자친구에게 기대며 결혼에 집착하는 평범한 여성들의 심리를 적었어요.”

그러고 보니 김아중도 벌써 서른이다. 6년 전 이맘때 영화 ‘미녀는 괴로워’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매해 겨울 카페에서, 쇼핑몰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타고 흘러나오는 ‘마리아’를 무수하게 들었다. 이제는 ‘대표곡’을 갈아치울 때도 됐다. 김아중은 이번 작품에서 또 다른 노래를 불렀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상대역으로 열연한 지성과 듀엣으로 ‘징글벨’을 살짝 바꾼 ‘섹시 징글벨’을 음원으로 내놓았다. 노래뿐 아니라 이번 영화에서도 김아중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이른바 ‘S라인’의 몸매가 한껏 강조된다.

“몸매나 외모를 장점으로 봐주시는 것은 고맙죠. 하지만 외모가 부각되고 애초 기획 의도보다 섹시함이 강조되는 것이 속상하기도 해요. 이번 작품에서도 제가 뜻하지 않았는데, 매번 핫팬츠를 입고 나오게 됐어요. 감독님이 여성 하체에 대한 ‘로망’이 있으신 것도 같아요. 언젠가는 몸매에만 초점이 맞춰지는 이미지를 넘어서 ‘김아중의 연기가 깊어졌다’는 말도 들을 수 있겠죠.”

김아중은 지난 2월 고려대 언론대학원 방송영상학과에서 ‘감성 욕구와 인지 욕구가 감정 강도 및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 스릴러영화 관람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감성과 인지 욕구가 높은 두 집단을 표본으로 가설을 세운 뒤 이를 검증하는 복잡한 주제였지만, “인지 욕구보다는 감성 욕구가 높은 집단이 스릴러영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는 게 결론이다.

“감성 욕구가 강한 관객들이 만족도가 높을 거예요. 감성적인 20~30대의 젊은 분들이 많이 보셨으면 좋겠고, 야한 직설화법으로 담긴 연애관계가 연인들에게도 새로운 자극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럼 실제의 김아중은 일과 사랑에 어떤 ‘청사진’을 갖고 있을까? “1년에 두 작품씩은 꼭 하고 싶어요. 서른다섯까지는 8~9편 이상의 작품을 하고, 서른여섯까지는 결혼해야죠. 그 후엔 아기 낳고 아내, 엄마 노릇하면서도 전도연 선배처럼 나이대에 어울리는 좋은 역할을 맡고 싶어요. 영화로는 대처 총리의 전기영화 ‘철의 여인’이나 에디트 피아프의 삶을 그린 ‘라비앙 로즈’처럼 실존의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꼭 한 번 해봤으면 해요. 심수봉 선생님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같은 작품 좋지 않을까요?”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