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미 4년 전에 가습기살균제를 안전하다고 허위 광고한 옥시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지금까지 수사가 진행되지 않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공정위의 검찰 고발에도 4년 동안 이 같은 허위광고에 대한 수사, 기소 등이 이뤄지지 않아 비난 여론을 면키 어렸게 됐다.

공정위는 지난 2012년 8월 옥시레킷벤키저, 홈플러스 등의 표시ㆍ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위반 행위를 확인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해당 업체 관계자들이 재판에 회부된 것은 4년여가 지난 이달 14일이었다.

[사진1= 가습기 살균제 특위 국정조사]
[사진1= 가습기 살균제 특위 국정조사]

현재 공정위는 검찰 측에서 고발 당시 수사를 진행하지 않아 다시 고발할 필요성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26일 오전 “옥시가 가습기살균제 성분의 유해성을 알고도 안전하다고 표시한 점을 문제 삼아 과징금 부과 및 시정조치하고, 검찰에 고발했지만 이후 진척된 것이 없었다”라며 “검찰 고발 후 수사를 언제하는지 여부는 검찰의 독립적 영역이고, 우리가 수사를 빨리하라고 독촉할 수도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 5∼6월 검찰의 고발요청을 받고 혐의 여부를 심의, 존 리 전 대표 등 옥시 관계자 3명과 홈플러스 관계자 2명을 상대로 고발 조치했다. 검찰은 지난 14일 이들을 모두 재판에 넘겼다. 검찰이 공정위에 고발 요청을 한 이유는 옥시 관계자를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재판에 회부하기 위해서다. 표시광고법 위반 사건은 공정위가 전속 고발권을 갖고 있어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 검찰이 기소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공정위 고발 없이는 검찰 기소, 재판 회부가 진행될 수 없는 것이다.

[사진= 가습기 살균제]
[사진=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습기살균제 특위)도 26일 법무부와 공정위를 방문, 현장조사를 통해 이제서야 검찰 기소가 된 점을 추궁했다. 이에 공정위는 “당시 해당 업체에 시정명령, 과징금 부과 등 할 일을 다 했다”고 답했다.

공정위는 2012년 당시 옥시가 가습기살균제 생산에 사용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유해성을 알고도 제품 용기에 안전하다고 표시한 사실을 문제 삼았다. 해당 재료의 유해성을 몰랐다는 옥시의 주장과 달리 옥시는 원료 공급자로부터 PHMG를 먹거나 흡연하면 안 된다는 내용이 적힌 자료를 이미 받아 확인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이를 근거로 옥시와 함께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한 홈플러스, 버터플라이이펙트, 아토오가닉 등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5200만원을 부과했다. 그리고 법인과 대표이사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검찰의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관련 수사가 길어지면서 공정위 고발에 따른 수사는 진행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