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신동엽이 10년만에 2012년 KBS 연예대상 대상을 받았다. 신동엽은 5명의 대상후보중 가장 대상을 받을만했다. 사람들도 신동엽을 ‘예능대세’로 인정한다.
신동엽은 올해 KBS 예능에 적지 않게 기여했다. ‘안녕하세요’와 ‘불후의 명곡2’, 두 프로그램을 모두 성공작으로 만드는데 크게 기여했다. 지난 22일 대상수상자 발표 직전 용감한 녀석들의 신보라가 두 작품에서 신동엽의 역할이 별로 없다며 ‘디스’하는 유머를 구사했지만, 신동엽의 진행은 다른 사람으로 대체가 불가능하다.
‘불후의 명곡2’는 시작할 때만 해도 ‘나는 가수다’의 마이너 리그 정도로 인식됐지만 신동엽은 대기실 MC인 김구라와 함께 이원체제로 시청자를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신동엽은 연예인이 출연해 수다를 떠는 토크쇼들이 고전하기 시작하던 때에 일반인 게스트로 확실한 개성과 차별성을 보여주는 ‘안녕하세요’를 컬투, 영자와 함께 정착시켜나갔다.
신동엽은 기계적인 진행을 하는 게 아니다. 진행을 위한 진행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는 상황에 따라 모두 다르게 진행한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가지고 진행하는 스타일이다. 달리 말하면 디테일이 있다는 말이다.
뛰어난 재치를 바탕으로 하는 신동엽의 입담과 순발력은 어떤 MC도 따라오기 힘든 정도의 역량을 지니고 있다. 물론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이 유행할 때는 일시적으로 뒤처져 있기도 했다. 진행자가 명확하지 않고 말하는 순서가 없는 예능의 트렌드와는 일정 부분 거리감이 있었다. 신동엽은 “많은 사람이 나와서 춤추고 짝짓기 하는 예능은 나와 안맞는다. 쑥스럽기도 하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또 신동엽은 “나는 연예인과 사적인 관계를 많이 만들지 못해 방송에서 여러 연예인과 이야기하는 게 좋다. ‘강심장’이 그런 프로그램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디션 예능이 유행하는 등 예능 생태계가 바뀌면서 가장 다양한 느낌과 색채를 드러내는 MC가 됐다. ‘안녕하세요’에서는 일반인의 특이한 사연과 고민을 맛깔나게 풀어주고, ‘강심장’에서는 연예인 토크쇼 MC로, ‘불후의 명곡2’에서는 순발력 있는 오디션 MC로, 케이블 채널 tvN ‘SNL코리아 2’에서는 연기의 강점을 살린 콩트로 다양성을 살리고 있다. 다른 사람이 하면 민망할 수 있는 ‘19금’ 토크도 자연스럽게 소화해 웃음의 소재를 다양화시켰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강심장’에서는 게스트들을 압박(?)해 뭔가를 뽑아내는 스타일이 아니라 게스트가 이야기한 것을 맛깔나고 재미있게 만들어주고 자신의 이야기를 약간 곁들어 게스트가 말한 내용의 공감도를 높여주기 때문에 게스트들, 특히 여자 게스트들이 신동엽을 좋아하고 편안하게 여긴다. ‘강심장’의 박상혁PD는 “신동엽 오면서 녹화장이 놀자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불후의 명곡2’에서도 릴랙스 토크로 참가하는 가수들에게 긴장을 완화시켜준다.
예능 트렌드가 바뀌면서 신동엽이 주가가 다시 살아났다고 말하는 건 일부분만 해당된다. 기본적으로 말 잘하고, 재미있게 말 하는 사람은 어떤 모임에서도 주도권을 쥐기 마련. 예능 프로그램이 아무리 변해도 토크쇼는 MC와 게스트간의 대화라는 기본 틀은 바뀌지 않는다. 예능 공간이 바뀌고 컨셉과 트렌드가 변화해도 ‘말빨’ 있는 MC는 살아남는다.
그럼에도 신동엽이 예능대세가 된 데에는 탄탄한 기본기 외에도 몇가지 자신만의 특성과 유머코드가 있음이 지적되어야 한다. 진지한 스타일과 장난치는 스타일 양쪽 겸비가 가능한 MC라는 점이 장점이다. 신동엽은 시종 진지한 스타일이 아니라 약간 깐족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보는 사람이나 당하는 사람이 기분 나쁘지 않게 말하는 기술을 지녔다. 그는 변태 연기를 해도 비호감이 아닌 ‘귀여운 변태’가 되기를 원한다.
신동엽은 기계적인 진행, 서로 짜고 치는 진행이 아니라 현장에서 일어나는 것을 라이브로 전달하는 데 강하다. 그는 이런 말을 했다. “내가 대기실에 있는데 VJ가 나타나면서 ‘웬일이세요’라고 말하는 걸 이상하게 생각한다. 다 약속돼 있는 거다. 나는 ‘다 이야기 해놓고 처음 보는 것처럼 왜 그래요’라고 하는 걸 좋아한다” 미리 약속되지 않은 것을 전달하는 신동엽의 진행 스타일을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것은 물론이다.
게다가 콩트 경험이 풍부해 이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토크를 하거나, 재밌는 이야기를 할 때에는 연기를 조금씩 가미해야 듣는 사람이 더 집중할 수 있고 반전이 더 커진다. 신동엽은 이런 상황에서 바람을 잘 잡는 예능인이다.
신동엽 본인도 “한때 사업과 예능 두가지가 동시에 가능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시청자들은 이를 기가 막히게 알아챘다. 시청자들이 얄팍한 생각을 하며 본분을 망각한 나에게 경고를 내렸다”면서 “사업을 정리하고 방송만 하겠다고 작정하고 달려왔다. 이제는 내가 모든 것을 잘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 색깔과 재능이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해준 대중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방송에만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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