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중국의 갑부들을 비롯한 기업인들이 과거 무산계급 노동자와 농민을 대표했던 중국 공산당 내에서도 입지를 속속 넓혀가고 있다. 이러다보니 부호 공산당 당직자가 속출하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중국의 갑부들이 공산당을 휩쓸다’ 제하의 기사를 통해 과거에는 무산 노동자와 체제 순응 학자, 군 장교 출신 등이 공산당의 핵심 요직을 채웠으나 이제는 백만장자와 억만장자 등 부호들에게 더 폭넓게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완다(萬達0그룹의 왕젠린(王健林) 회장은 지난달 열린 제18차 중국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됐다. 그의 재산은 103억달러(약 11조300억원)에 달한다. 중국 최대 중장비업체인 싼이(三一)중공업의 량원건(梁穩根) 회장과 아르마니 양복을 제조하는 것으로 유명한 홍더우(紅豆)그룹의 저우하이장(周海江) 회장도 기업인 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매년 중국 부자 순위를 매기는 후룬바이푸가 선정한 중국 부호 1024명 가운데 당대표와 전인대(국회 격) 대표, 정협(정치자문 기구) 위원으로 뽑힌 사람은 160명이며 이들의 가족 순자산은 2210억달러에 달했다. 전인대 대표 3000명 가운데 2012년 후룬바이푸 부호 순위에 오른 이들은 75명이다. 이들 부호의 평균 자산은 10억달러가 넘었다.
2010년 기준으로 미국 의원 535명의 재산을 모두 합한 금액이 18억~65억달러인 것을 고려하면 이들의 재산 규모는 엄청난 것으로 전세계 어떤 정치기구보다 갑부가 많았다.
자본가들이 사회주의 국가의 적으로 여겨져 기업체가 국유화되고 기업가들이 박해를 받았던 마오쩌둥 시대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큰 변화인 셈이다.
WSJ는 또 전인대 대표에 속한 부자들은 그렇지 않은 갑부들보다 재산을 더 빠른 속도로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7~2012년 전인대 대표에 속한 갑부 75명은 이 기간 재산이 평균 81% 늘었다. 같은 기간 정치적 직함이 없는 부호들이 47% 느는데 그쳤다.
WSJ는 정치적 입지와 재산 증식 사이의 상관관계를 설명하기 힘들지만 정치적 위치가 재산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거나 혹은 사업적 성공에 힘입어 정치적 위치에 올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10개의 정치적 직함을 가진 훙더우그룹의 저우하이장 회장은 “정치적 입지가 기업인과 정치인, 군 출신 등 다양한 엘리트 계층과 교류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당 지도부에 세금을 삭감하라고 직접 건의했다고 밝혔다.
2003년 전인대 대표에 선출된 의류업체 대표 가오더캉(高德康)도 정치 직함의 수혜를 톡톡히 입은 사례다. 그가 운영하는 보시덩 그룹에서 만든 재킷은 2004년 외무부가 선정하는 외교 선물에 선정됐고, 최근 보시덩그룹의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390만달러에 달하는 정부 보조금을 받기도 했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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