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급랭에 개점휴업 급증세

언제 어떻게 회복될지 예상도 못해

폐업 공제금 지급액 10% 이상 늘어

“연말연초 특수를 기대해 식자재 주문을 늘렸는데,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막막합니다(서울 중구 한 음식점 대표).”

신년을 맞이하는 소상공인들의 심정은 까맣게 타들어 간다. 이상기후에 고환율로 식자재 등 원자잿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경기 불황에 식당도 상점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코로나 사태를 겨우 극복하는가 싶더니, 이번엔 경기 불황에 고환율, 정치 불확실성 등 훨씬 더 고차원적인 난제에 봉착했다. 더 심각한 건 불확실성이다. 언제 어떻게 회복될지 예상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소상공인 업계는 최악의 연말을 보냈다. 1년 중 가장 기대감에 부풀 연말이지만, 특수는커녕 존폐 기로의 위기를 겪은 탓이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 관계자는 “매일 수십, 수백통씩 연합회로 전화가 와서 망할 것 같다는 하소연이 이어지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소공연 조사에 따르면,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 매출이 50% 이상 감소한 소상공인이 10명 중 4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냥 고객이 감소한 정도가 아니다. 37.7%는 아예 반토막(50% 이상 감소) 났다고 밝혔다. 운영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실제 통계치에서도 소공인 줄폐업이 여실히 반영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작년 1~11월 기준으로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은 총 1조301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조1820억원)보다 10.1%(1199억원) 증가했고, 이미 작년 연간 지급액(1조2600억원)도 돌파했다.

노란우산 공제금은 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이 폐업 등으로 사업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 처할 때 지급되는 공제금이다. 통상 소상공인은 직장인처럼 퇴직금 등 폐업 후 대책 마련이 부실하기 때문에 이 같은 공제금을 운영하고 있다.

소상공인의 줄폐업은 추세적으로도 증가세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폐업자 수는 98만6000명으로, 2006년 이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정점을 이루던 때보다도 많다.

특히, 업종별로 볼 때 소매업, 기타 서비스업, 음식업 등의 순으로 폐업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즉, 폐업 증가세를 견인한 게 소상공인이란 의미다.

아직 작년 통계치가 집계되지 않았지만, 2023년을 뛰어넘어 100만명을 돌파할 것이 유력시된다. 이미 갖가지 집계에서 작년 폐업률이 전년을 뛰어넘고 있고, 최근엔 경기 불황으로 소비심리마저 급감했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최근 올해 정책금융 공급 계획을 발표하면서 소상공인 지원에 가장 큰 비중을 할애했다. 그만큼 소상공인 위기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내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대상을 거래처 폐업, 물가 상승 등으로 경영 애로를 겪는 소상공인까지 확대하고, 영세한 창업기업(매출액이 1억400만원 미만이면서 사업경력 7년 미만)은 민간 금융기관 이용이 어려운 점을 고려, 직접 대출로 지원하는 식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중소기업 진입 가능성이 높은 소상공인 졸업 후보 기업에 대출을 지원한 이후, 해당 기업이 중소기업으로 성장하면 소진공 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추가 대출을 지원하는 이어달리기자금을 통해 성장을 유도한다.

류필선 소공연 전문위원은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정치권의 노력과 함께 소상공인 사업장 소비에 관한 소득공제율 확대, 세제 완화 등 내수 경기 부양을 위한 특단의 경제 대책을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김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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