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4월은 잔인했다. 총 7번의 여론조사에서 이겼지만, 공천권은 끝내 다른 이에게 돌아갔다. 망망대해에 홀로 쪽배를 띄운 모험가처럼 무소속으로 나섰고, 승리했다.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새누리당 8ㆍ9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주호영 의원 이야기다. 몸과 마음의 상처가 깊었지만, 그래서 더욱 ‘도전’의 발길을 멈출 수가 없었다. ‘넘어진 김에 쉬어가는 것’이 아니라 ‘상처투성이가 된 김에 한 번 더 당 혁신에 나서기’로 했다. 그래서 주 의원은 “특정 세력의 반혁신 기류가 있다면 다른 비박(非박근혜)계 주자와 단일화가 가능하다. 새누리당의 신뢰도를 높이겠다”고 힘줘 말했다. 다음은 주 의원과의 일문일답.
-비박계 정병국 의원과의 단일화 여부가 전당대회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가능성은?
▶정치공학 차원의 단일화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만약 친박ㆍ親박근혜계의 계파 전횡 조짐이 보이거나, 책임을 지지 않고 특정인을 내세운다면 막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 특히 당원들이 (혁신이냐 반혁신이냐를) 최종 선택해야 할 때 선택지를 명확히 해주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주류 친박에 반대하는 주자가 여러 명이면 선택이 어려울 수도 있으니까.
-공천 학살을 직접 겪은 장본인이다. 총선 참패의 원인은 무엇인가?
▶특정 계파(친박계)의 ‘전횡’이다. 자꾸만 ‘계파 갈등’으로 표현되는데, 사실 우리 당에서 일어나는 것은 갈등이 아니라 전횡이다. 누가 주도권을 두고 대등히 싸우고 갈등했나. 갈등이라는 말을 쓰면 한쪽의 잘못이 양방의 잘못으로 호도된다. 계파 전횡 탓에 망했는데 반성 없이 간다면 당이 완전히 망하는 것 아니냐.
-계파도 문제지만, 당 대표가 되면 대선을 성공적으로 치러야 한다. 조기 대선 경선 같은 전략이 있나?
▶대선 준비는 두 단계로 이뤄져야 한다. 먼저 국민께 ‘새누리당에 정권을 맡겨도 되겠다’는 신뢰를 드려야 한다. 신뢰는 정책에서 나온다. 양극화ㆍ비정규직 해소처럼 국민의 아픔을 해결에 치중해야 한다. 과거에는 자연스레 경제가 팽창하며 국민이 내 집, 내 차 마련의 기쁨을 누렸다. 그러나 IMF 사태 이후 성장은 멈췄다. 보수정권이 내세울 수 있는 ‘성장과 과실의 장점’이 사라진 것이다. 기교보다는 시대정신에 대한 대응이 중요하다. 성장이 안 되면 모순을 해결하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두 번째는 대선 후보를 국민 앞에 내놓는 과정 자체가 투명하고, 치열하고, 민주적이어야지. 다만 대선 경선을 너무 일찍 시작하면 국가적 현안이 대선 이슈에 매몰될 수 있다. 따라서 무조건 조기 대선 경선을 외칠 것이 아니라 적절한 시기를 고민해야 한다.
-야권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요구가 거세다. 이에 대한 의견은?
▶홍만표ㆍ진경준 사건은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된 사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검찰은 자정능력을 잃었다는 이야기다. 결국 검찰을 견제할 무언가가 필요하기는 한데, 검토할 사항이 많다. 흔히 말하는 ‘옥상옥’ 구조가 될 위험성이나, 헌법상 기소독점주의를 침해할 소지 등. 결국 검찰 안에 어떤 기구를 두되 인사권을 분리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잘 설계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검찰 견제 기관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되, 그 방법론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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