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치매나 뇌전증 등의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의 운전면허를 정지시키는 방안이 추진된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사진>은 2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관련 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 의원은 지난 31일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부산 해운대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다. 당시 해운대 한 교차로에서는 제어 불능 차량의 질주로 인해 3명이 목숨을 잃고 17명이 부상당한 바 있다.
하 의원은 이에 대대 “아직 정확한 사고원인이 밝혀진 것은 아니나, 현재까지는 사고를 낸 운전자 김 모(53) 씨의 뇌전증(간질) 병력이 가장 유력한 사고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번 사고가 ‘제도 미흡이 불러온 예고된 사고’였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뇌전증은 정기적으로 약을 복용하며 건강을 관리해야 하고, 하루라도 약을 거르면 발작을 일으키거나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을 수 있는 신경계질환의 일종인데, 미국ㆍ영국ㆍ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런 질병을 앓고 있는 것이 확인돼면 즉각 면허를 취소한다”는 것이 하 의원의 설명이다.
하 의원은 이어 “(이들 선진국은) 운전에 이상이 없다는 의사의 의학적 소견서가 있어야 면허를 주는 까다로운 규정을 두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중증 치매’나 ‘뇌전증’ 등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운전면허에 대한 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이에 따라 “우선 보건복지부에서는 정식으로 운전면허를 정지시켜야 하는 질병의 종류와 기준을 정확하게 결정해야 할 것(선진국에서는 ▷저혈당 쇼크가 올 수 있는 중증의 당뇨 ▷중증 치매 ▷뇌전증 등을 검사)”이라며 “기준이 결정되면 의료기관(일선 병원, 국민건강공단)은 면허발급기관(도로교통공단, 경찰청 등)에 해당 명단을 통보해 일차로 대상자의 운전면허를 긴급하게 정지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면허정지 대상이 되는 사람은 추가 정밀검사를 통해 운전에 지장이 없다는 의료기관의 확인서를 받아 면허자격을 재취득할 수 있다. 하 의원은 “이런 과정을 거친다면 안전함을 확보하면서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환자의 개인정보나 병력노출로 인한 또 다른 인권침해 요소가 발생하지 않도록 의료기관이나 면허발급기관 모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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